코치 아닌 풋볼매니저…홍명보 명예회복 도전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5.12.20 09:52  수정 2015.12.20 12:56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그린타운FC와 2년 계약

브라질월드컵 실패 딛고, 지도자 성공신화 다시 쓸지 관심

중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 연합뉴스

홍명보(46)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클럽팀 지휘봉을 잡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무대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아시아 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중국이다.

항저우 그린타운FC는 지난 17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홍명보 감독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홍 감독은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다시 현장으로 복귀했다. 과거 그는 히딩크 감독과의 인연으로 러시아 클럽 안지에서 코치 연수를 받은 적이 있지만 감독으로서 직접 프로팀을 이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독 커리어로서, 그리고 향후 축구 인생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은 2012년 런던 올핌픽에서 대표팀에게 역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안기며 지도자로도 영웅으로 등극했다. 선수 시절 강력한 카리스마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써 내렸던 홍 감독이 연령대별 대표팀을 이끌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그에게 쏠리는 국민적 기대는 상당했다.

하지만 영광의 순간도 잠시,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부진한 성적에 ‘의리 논란’까지 휩싸이면서 그는 감독 인생에서 잠시 위기를 맞았다. U-20월드컵 8강 진출과 런던 올림픽 동메달로 거둔 업적이 월드컵에서의 실패로 모두 묻히고 말았다. 결국 그해 7월 성인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고 잠시 숨을 고르던 홍 감독은 고심 끝에 중국 항저우의 러브콜을 수락하며 명예회복을 위해 나선다.

첫 도전인 만큼 불안감과 기대감이 공존한다. 앞서 연령대별 대표팀을 이끌며 성공적인 지도자 커리어를 쌓았음에도 성인팀에서는 이미 한 차례 쓴 맛을 본 홍 감독이다. 또한 국가대표팀과 프로팀은 스케줄이나 훈련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스스로가 변화를 보여야 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홍 감독을 잘 알지 못하는 중국 선수들에게 하루 빨리 자신의 스타일을 입힐 수 있는지 여부도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서 급하게 성인 대표팀을 맡아 단기간에 전략을 짜고, 경기를 준비했던 홍 감독은 '헤드코치'로서는 실패를 맛봤다. 반면 장기간에 걸쳐 선수 선발부터 영입, 기용까지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클럽에서는 오히려 '풋볼매니저'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가운데 당장의 성적보다는 미래를 지향하는 항저우 구단의 운영 방침은 홍 감독이 자신의 철학대로 팀을 꾸려 나가는데도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다.

실제 중국 슈퍼리그 내에서 올해 11위에 머무른 항저우는 중하위권 팀이지만 유스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진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항저우는 중국 연령별 대표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당장 우승 전력을 갖춘 팀이 아닌 만큼 계약기간 동안 장기적으로 유망주들을 육성시킬 수 있는 토대는 마련 돼 있다. 여기에 장학재단에서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얻은 경험 또한 빛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과 프로팀은 다르지만 그래도 장기적인 플랜을 놓고 팀을 운영해 나간다면 성공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실제 홍 감독은 2009년 U20 월드컵 사령탑을 맡아 당시 멤버들을 그대로 데리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갔고, 장기적 안목으로 3년 넘게 팀을 이끌면서 결국 런던 올림픽 동메달까지 일궈냈다. 반면 실패를 맛본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 다소 급하게 지휘봉을 잡으며, 불과 1년 정도 밖에 준비 기간을 갖지 못했다.

시기적으로도 월드컵 사령탑을 맡았던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브라질 월드컵 사령탑에 오를 당시에는 그 시기가 한국 축구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다소 이르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지금은 감독으로 나아가야 할 시기를 홍 감독 스스로가 정했다.

충분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만큼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 과연 홍명보 감독이 중국에서 다시 한 번 성공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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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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