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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세탁기 ·냉장고, 내년에 더 키워라”


입력 2015.12.28 16:15 수정 2015.12.28 16:23        이홍석 기자

'CES 2016' 계기로 북미와 유럽 중심으로 영역 확대 나서

스마트폰과 TV 부진 장기화 속 내년에도 단비 역할 기대

삼성전자 '액티브워시' 세탁기.ⓒ삼성전자
스마트폰과 TV의 부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내년 가전업계 시장상황이 올해와 비슷한 양상을 띨 것으로 보임에 따라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내년 초 열리는 CES에서부터 감지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전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에서 그동안 주력이었던 TV 만큼이나 냉장고와 세탁기 등 주방 가전 제품들의 마케팅과 홍보에도 열을 올릴 전망이다.

삼성-LG, CES에서 선보일 생활가전 ‘풍성’=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세탁기, 청소기, 로봇청소기, 수면 분석기 등 다양한 생활가전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9월 국내에서 첫 출시한 드럼세탁기 ‘애드워시’는 이번이 첫 해외 공개로, 내년 상반기에 북미·유럽·중국·중동·독립국가연합(CIS)·아시아·아프리카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또 소비자를 배려한 애벌빨래 기능으로 올해 시장을 뜨겁게 달군 ‘액티브워시’ 세탁기도 업그레이드된 신모델로 선보인다.

이와함께 강력한 진공 흡입력이 장점인 로봇청소기 ‘파워봇’ 신모델도 공개되고 지난 9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5’에서 최초로 공개됐던 사물인터넷(IoT) 기반 수면 분석기 ‘슬립센스’도 더욱 높아진 완성도로 선보인다. ‘슬립센스’는 개인의 수면 상태를 측정하고 분석해 숙면을 도와주는 제품이다.

LG전자도 디오스(냉장고)와 트롬(세탁기) 등 주방 가전에서부터 공기청정기와 로봇청소기 등 다양한 생활가전 제품들을 선보인다. 세탁기는 세계 최초로 드럼세탁기 하단에 통돌이 세탁기인 미니워시를 결합한 '트윈워시'를 기반으로 내구성과 편의성은 물론 디자인까지 한층 강화한 제품을 전시하다.

냉장고는 '냉장고 속 미니 냉장고'로 불리는 신개념 수납공간인 '매직스페이스'를 투명하게 제작해 문을 열지 않고도 냉장고 속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공기청정기도 공기를 정화하는 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또 프리미엄 식기세척기를 선보이면서 미국 주방가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세탁기에서 구축한 기술인 스팀 기능과 DD모터를 활용해 세척력은 강화시키면서도 식기에 가해지는 충격은 최소화한 것이 장점으로 CES에서 공개한 후 내년 상반기 중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 최초로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로봇 청소기 '로보킹 터보 플러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 로봇청소기 '로보킹 터보 플러스’.ⓒLG전자
내년 생활가전 중요성 감안한 행보=삼성과 LG가 이번 전시회에서 TV 못지 않게 생활가전에 신경을 쓰는 것은 내년도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양사는 스마트폰과 TV가 부진을 겪으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생활가전의 활약은 가뭄 속 단비였다.

올 3분기까지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매출액은 33조500억원과 영업이익은 4300억원으로 전년동기(매출 35조9200억원, 영업이익 1조100억원)에 못 미쳤다. 전체 실적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TV(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힘을 못 쓴 탓으로 그나마 생활가전의 선방이 최악의 상황을 면하게 했다.

LG전자도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TV를 맡은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부문은 올 들어 4조4400억원(1분기), 3조9300억원(2분기), 4조2900억원(3분기) 등 매출이 낮은 흐름을 보인 가운데 올 1·2분기 영업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 3분기에 흑자 전환(영업이익률 0.9%)에 성공했다.

반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 앤 에어솔루션(H&A)는 올 1분기 4조600억원을 시작으로 4조4900억원(2분기)과 4조1500억원(3분기) 등 4조원 이상 매출을 꾸준히 올렸다. 또 영업이익률도 1분기 5.6%를 시작으로 6.5%(2분기)와 5.9%(3분기) 등 6% 전후로 수익성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내년에도 TV가 뚜렷한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아 생활가전에서의 성과가 더욱 중요해 졌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양사는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실적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양사 모두 IT업계 화두로 떠오른 IoT를 적용해 통신 기술로 생활가전 제품들을 보다 편리하게 제어하는 ‘스마트홈’ 관련 솔루션 개발 및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이를 CES에서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양사 모두 제품의 브랜드화를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주방 가전 홍보를 위해 국내 셰프로 구성된 '클럽 드 셰프 코리아'를 출범시켰다. 이들의 노하우를 제품에 적용,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CES에서 소개할 초프리미엄 통합 브랜드 'LG 시그니처(SIGNATURE)'를 통해 브랜드 차별화에 나선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비롯, 세탁기·냉장고·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제품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로 시장에서의 파괴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양사의 이러한 행보는 선진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보다 다양한 생활가전 제품으로 해외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야만 지금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활가전에서도 스마트폰과 TV에서 구축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며 “내년도 성패가 향후 양사의 생활가전 부문 실적 추이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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