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CJ E&M으로 회사를 옮긴 나영석 PD가 이번에는 대형 연예기획사와 대형 포털사이트로의 이적설에 휘말려 있다.ⓒ 데일리안DB
“난 FA에 나온 프로야구 선수가 아니다.”
나영석 PD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외친 일성이다. 수백억 원대 이적설이 제기되는 등 자신을 둘러싼 소문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이에 대한 분명한 해명을 한 것이다.
실제로 나영석 PD를 둘러싼 소문은 프로야구 FA 시장과 닮은 부분이 있다. 우선 이적설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팀을 옮기듯 나영석 PD 역시 회사를 옮긴다는 소문이 그 중심이다.
KBS에서 CJ E&M으로 회사를 옮긴 나영석 PD가 이번에는 대형 연예기획사와 대형 포털사이트로의 이적설에 휘말려 있다. 금액 역시 요즘 ‘광풍’으로 표현되는 프로야구 FA 시장과 비슷하다. 아니 아직 국내 프로야구 시장에선 100억 원대 FA가 탄생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큰 금액이 언급되고 있다.
100억 원은 기본, 200억 원까지 언급되고 있는 수준이다. 해명 역시 비슷하다. 프로야구계에서도 FA가 되는 선수들은 “나는 지금 소속팀에서 계속 선수로 뛰고 싶다”는 얘길 자주 한다. 그렇지만 정작 협상이 시작되고 원 소속팀의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다.
나영석 PD 역시 현재 상황에선 “난 현재 CJ E&M의 직원이다”라는 말로 이적설을 부인하고 있다. 물론 근본적인 차이점은 있다. 프로야구계 FA 시장은 그에 만족하는 기준을 채워 FA가 된 선수들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프로야구 FA 선수는 그 해에 소속팀이건 다른 팀이건 FA 계약을 체결해야만 한다. 반면 나영석 PD는 이런 기준이 없다. 몇 년 동안 현재 회사를 다녀야 FA가 된다거나 하는 기준이 없다는 얘기다.
다만 나영석 PD는 인터뷰에서 “(증권가 정보지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는 해석이 묘한 얘기를 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는 얘기를 거꾸로 생각하면 조금일 지라도 사실과 같은 내용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능력있는 PD를 영입하려 하는 쪽에서 볼 때 나영석 PD는 분명 군침이 도는 카드다.
KBD에서 ‘1박 2일’을 통해 스타 PD의 반열에 오른 나영석 PD는 2013년 1월 CJ E&M으로 이적한 뒤 ‘꽃보다 시리즈(꽃보다 청춘 등)’와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웹예능 ‘신서유기’까지 성공시켰다. 과연 이게 될까 싶은 기획을 가지고도 대박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것도 단 한 번의 실패도 없는 연이은 성공신화다.
그럼에도 100억 원으로 시작해 200억 원까지 치솟은 몸값에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이들이 많다. 그런 사례가 전무한데다 비슷한 사례도 없다. 아니 100억 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은 톱스타급 연예인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도 거론된 적 없는 숫자다. 왜 나영석 PD를 둘러싸고 이런 소문이 나돌고 있는 것일까.
방송관계자들은 이런 분위기의 원동력을 ‘신서유기’로 보고 있다. 웹을 기반으로 해 10여 분 짜리 클립의 예능 프로그램인 ‘신서유기’는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아직 방송을 기반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만큼 광고 등을 통한 수익성은 검증이 끝나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공중파 방송사 예능 PD는 “나 PD가 ‘신서유기’를 통해 보여준 세상은 말 그대로 신세계였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미 매스컴은 지면과 방송에서 스마트폰으로의 플랫폼 재편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웹 드라마가 조금씩 시도되고 있는 가운데 ‘신서유기’는 새로운 웹 세상에 적합한 예능이 뭔지를 정확히 보여줬다”며 “나 PD라는 확실한 스타 PD를 영입해 웹을 기반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가 계속 들려온다. 나영석이라는 이름의 브랜드 가치도 있지만 거기에 웹 예능이라는 신세계를 개척했다는 프리미엄이 붙어 그런 엄청난 금액이 언급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물론 아직 웹을 기반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은 수익성이 완벽하게 검증되진 않았다. 그렇지만 이용객은 차츰, 아니 급증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라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는 것.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는 수익성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게다가 PPL 등 기본 방송의 한계도 없다. 심지어 ‘신서유기’에선 각종 브랜드 이름을 가지고 각종 게임까지 벌였을 정도다.
나영석 PD와 함께 자주 거론되는 또 한 명의 스타 PD인 무한도전 김태호 PD 역시 자주 이적설에 휘말리는 스타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그 역시 웹 예능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했다는 부분이다.
지난 해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새로운 도전’ 특별강연에서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의 시즌제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부분은 '무한도전' 시즌제가 필요한 까닭이다.
이날 김태호 PD는 “2008년부터 TV 플랫폼을 벗어나 영화와 인터넷 등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건의를 많이 했다”면서 “그때부터 TV 플랫폼 밖으로의 도전이 필요했던 상황인데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기본적으로 매주 토요일 저녁에 '무한도전'이 고정적으로 방송되는 현 시스템에선 그런 도전이 쉽지 않으므로 시즌제 도입이 절실하다는 게 김태호 PD의 주장이었다.
방송관계자들은 라이벌 관계로 비춰지는 두 예능 PD인 나영석과 김태호가 지난 수년 동안 자중을 겨뤄왔지만 ‘신서유기’를 통해 나영석 PD가 한 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나영석 PD는 공중파에서 케이블을 거쳐 웹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경험하며 새로운 플랫폼인 웹 예능의 선도자가 됐다. 반면 김태호 PD는 여전히 공중파 '무한도전'에 국한돼 있다. 다만 지금껏 '무한도전'을 통해 보여준 김태호 PD의 능력을 감안하면 그 역시 웹 예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콘텐츠 시장의 가장 확실한 흐름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웹이 그 중심이라는 부분이다. 웹이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콘텐츠 시장은 확실하게 재편돼 가고 있다. 최강자이던 대형 포털 사이트가 페이스북 등 SNS와 뜨거운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웹을 중심으로 한 시장 재편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가 나영석 PD의 이적설에서 언급되는 금액까지 수백억 원대로 높여 놓은 것이다.
현재 나영석 PD는 증권가 정보지 등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이적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며 김태호 PD를 둘러싼 이적설은 아직 눈에 띄는 게 없다. 한 때 김태호 PD가 종편과 케이블 업계로의 이적한다는 이적설이 많이 나돌았지만 요즘은 잠잠하다. 김태호 PD의 주가가 과거에 비해 떨어졌기 때문이라기 보단 요즘 콘텐츠 시장이 웹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분위기라면 곧 김태호 PD도 웹을 기반으로 한 업계로의 이적설이 떠돌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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