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짜리 다큐 영화 만든 이유가...심의에 에 항의
영국 독립영화 제작자, 607분 내내 페인트 말라가는 모습만 촬영
영국의 독립영화 제작자가 심의 당국에 항의하기 위해 10시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출했다.
26일(현지시각) 영국영화심의위원회(BBFC)는 영화 ‘페인트건조’에 대해 ‘4세 이상 시청가’ 판단을 내렸다. 영화 페인트건조는 벽에 칠한 흰색 페인트가 말라가는 과정을 10시간 통한 촬영한 다큐멘터리로 독립영화 제작자 찰리 라인이 영국의 영화 검열에 항의하기 위해 제작한 영화다.
영국 영화는 BBFC의 인증 없이는 전혀 상영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장편 영화 한 편당 1000유로, 한화로 약 131만 원이라는 높은 금액을 내야 심의를 받을 수 있다. 검열 끝에 상영 불가 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독립영화 제작자들에게는 상당한 장벽이 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항의하기 위해서 라인 감독은 영화 페인트건조를 제작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영화심의를 위해서 검사관들이 전체 영화를 시청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라인 감독은 11월에 크라우드 펀딩 킥 스타터에 이 프로젝트를 등록했고, 영화 제작자가 제작비를 분당으로 계산하는 것을 고려해서 8.51유로마다 1분을 연장하는 것으로 계산해 영화를 제작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총 5936유로의 펀딩을 받아 펀딩 수수료를 제하고 607분의 지루한 영화를 만들었다.
라인 감독의 트위터와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일련의 과정은 독립영화 제작자나 지망생, 팬들에게 큰 지지를 얻었다. 라인 감독은 이에 대해 “전 세계에서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며 “이 프로젝트가 큰 관심사가 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외국에서도 주목받은 것을 보면 검열이 전 세계적 문제인 것 같아 슬프다”고 말했다.
한편, BBFC는 2014년 그래픽 클립을 지정하고 규제 교육을 받아야만 성행위가 포함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규정에도 남자 배우 휴 보너빌의 가벼운 성행위 장면이 포함된 영화 ‘패딩턴’에 ‘가족영화’ 등급을 매겨 심의 기준에 항의를 받은 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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