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를 겨냥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권력자 발언'을 불씨로 새누리당 계파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를 겨냥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권력자 발언'을 불씨로 새누리당 계파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친박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은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의 면전에다 "왜 권력자 발언을 해서 분란을 일으키나. 김무성 대표 주변에도 '김무성 대권'을 위해 완장 찬 사람들이 매일 별의별 짓을 다 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직격했다. 회의 직후 기자들이 완장 발언의 정확한 뜻을 묻자, 서 최고위원은 "여러분이 행간을 잘 쓰시라"고 웃으며 답했다.
서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의 권력자는 김 대표"라며 "여당의 모든 인사권을 가지고 있고 대권후보 1위 반열에 올라있는 이 이상의 권력자가 있느냐"고 김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 4.13 총선을 앞두고 김 대표의 당내 위상은 사뭇 달라졌다. 기존에는 친박근혜계를 뜻하는 '친박'과 친이명박계를 일컫는 '친이'가 계파 갈등의 중심축이었다면 지금의 갈등 양상은 친박계와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의 정면 충돌로 격화하고 있다. 또다른 '권력자' 김 대표의 주변에서 완장을 찬 사람들을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김성태·김학용·강석호 등 현역 호위무사
우선은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이다. 서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완장의 의미에 대해 "중간 참모들 많지 않나. 김무성 대표 계보라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걸맞게 김 대표의 대표적 측근인 김성태 의원과 '비박계' 정두언 의원은 29일 "(친박계 의원들이) 너무 과도한 언행을 일삼고 있다"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다"며 김 대표 엄호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에 나와 "당 대표가 하는 것을 볼썽사납게 보고 원성을 자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간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당 대표는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할 우리 새누리당의 수장이다. 선장을 뒷받침하고 지원하기 보다 흔들어대면 배가 격랑에 결국 난파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당 대표가 무력한 모습으로 국민 앞에 서서 어떻게 우리 후보를 유세할 수 있겠느냐. 당내 모든 인사들이 기존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없는 말을 한 것도 아니고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고 왜 시비를 거는 건지 그것도 이해가 잘 안 간다"며 김 대표를 두둔했다. 그러면서 "이미 이건(국회선진화법) 박근혜 비대위원장 시절 그리고 황우여 원내대표 시절에 한나라당이 주도해서 만든 법안이다. 개정을 하려면 먼저 우리가 잘못했다는 사과가 전제돼야 야당도 설득할 수 있고 국민들도 납득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런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밖에도 소위 '김무성계'로 불리는 의원에는 김 대표의 인재영입이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대해 "성경에도 나와있지만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지 않나"라고 반박한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 "기본적으로 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이기 때문에 야당과 같은 초빙을, 삼고초려를 해서 특혜나 특권을 주는 형태의 인재영입이 아니다"며 김 대표를 감싼 '김 대표의 입' 김영우 수석부대변인 등이 포함된다. 안형환·장윤석·정옥임·박민식·신의진·박인숙·김용태 의원 등도 '김무성계'로 알려져있다.
2. 김무성이 지목한 '김무성 키즈'
두 번째 부류는 김 대표가 등용한 인재들이다. 김 대표는 안대희 전 대법관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조경태 의원의 입당을 공개 환영했다. 또 정치권을 비판한 뒤 불출마를 선언한 문대성 의원의 고향 출마도 설득했다. 이들 모두 '예외 없는 경선'이라는 당의 상향식 공천 원칙을 따를 것임을 분명히 밝혔지만, 후보들을 '꽃가마'에 태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10일 소개한 '젊은 전문가' 6인도 등용 인재에 포함된다. 김 대표는 지난 10일 젊은 전문가 수혈을 명목으로 최진녕·배승희·변환봉·김태현 변호사와 박상헌 정치평론가,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을 영입했다. 당시 김 대표는 이들이 먼저 자신을 찾아왔기 때문에 '인재 영입'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으며 전략공천 등의 특혜도 결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3. 상향식 공천 득 보려는 청년 예비후보
세 번째 부류는 '김무성표 상향식 공천제'라는 완장을 찬 예비후보자들이다. 김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공언한 상향식 공천제에 따르면 청년 예비후보는 최대 20%(만 40세 이하 청년 10%, 정치신인 10%)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여성과 장애인 신인 후보자에게도 20%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특히 김 대표는 지난 27일 열린 '청년 앞으로! 2030 공천 설명회'에 참석한 21명의 청년 예비후보들에게 선거운동에 활용하라는 뜻으로 개별사진을 찍어주는 등 자신을 선거 홍보에 적극 반영할 수 있게끔 도왔다.
서 최고위원이 지적한 '김무성표 완장'으로 대변되는 이들은 이 정도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김무성표 완장'이 득이될 지 실이될 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김무성'이라는 단어 하나로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세력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무성표 완장'이 "수도권에서는 득이 되고 영남권에서는 손해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수도권에서는 김 대표가 '권력자'를 운운하는 것에 대해 합리적으로 맞는 얘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김 대표의 전략공천 불가론에 대해서도 수긍을 하는 편이다. 또 대구에서 진박 인사들 6명이 대통령 마케팅을 하는 것도 꼴불견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면 영남권에서는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 때문에 김 대표가 친박계와 맞선다고 하면 그렇게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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