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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 "박해진-서강준, 두 남자 사랑에 행복"


입력 2016.02.15 08:48 수정 2016.02.15 09:01        부수정 기자

tvN '치즈인더트랩'서 홍설 역 맡아 호평

"꿈꾸던 로맨스 연기, 드라마 통해 해소"

배우 김고은은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홍설 역을 맡아 활약 중이다.ⓒ장인엔터테인먼트

"홍설이랑 닮은 점이요? 사랑스러움이죠!"

김고은(24)은 영락없는 홍설이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모자를 눌러 쓴 그는 드라마에 푹 빠진 듯 연신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매주 월, 화요일은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의 날이다. 유정 선배(박해진)와 홍설(김고은)의 풋풋한 로맨스에 시청자들은 밤잠을 설친다.

유정 선배가 따뜻한 눈빛으로 "설아~"라고 부르면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은 사르르 녹아내린다. "나도 유정 선배라고 하고 싶다"는 글이 빗발친다.

그 누구보다 '유정 선배'를 많이 불렀을 김고은을 지난 2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감기 기운과 빠듯한 스케줄로 컨디션이 안 좋다는 김고은은 드라마 얘기를 시작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수다'를 이어갔다. 홍설의 곱슬곱슬 '개털' 머리를 뗀 김고은은 "휴...앞머리가 개털 됐어요"라며 배시시 웃었다.

우려를 호평으로…사랑스러운 홍설의 탄생

'치인트'는 누적 조회 수 11억 건을 자랑하는 화제의 웹툰을 바탕으로 한 로맨스릴러(로맨스+스릴러)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여대생 홍설과 그녀의 대학 선배 유정, 그리고 다양한 인물들이 그리는 사건과 갈등, 사랑을 다룬다.

원작이 워낙 인기가 높았던 터라 남녀 주인공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상 캐스팅을 올려놓으며 열띤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여주인공 홍설 역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김고은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렸을 땐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섰다. 김고은의 범상치 않은 필모그래피와 연기력 논란 탓이었다.

배우 김고은은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박해진, 서강준 두 남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장인엔터테인먼트

'은교'(2012)로 충무로에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몬스터'(2014)에서 살인마를 쫓는 소녀 가장이었고, 차이나타운(205)'에서는 뒷골목에서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외로운 여자였다. '협녀, 칼의 기억'(2015)에서는 부모를 죽인 원수를 갚기 위해 일생을 살아가는 아이 홍이로 분했다.

강하고 독특한 역할만 해온 그가 로맨스라니. '치어머니'(치즈인더트랩+시어머니)들이 눈을 부릅뜰 만했다. 막상 뚜껑을 연 '치인트'는 모든 우려를 깨고 호평을 얻었다. 평균 시청률은 7%대(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대박을 친 셈이다.

데뷔 후 첫 로맨스 연기에 도전한 김고은은 연기력 논란을 딛고 홍설이 됐다. 요즘 보기 힘든 순수하고 풋풋한 모습에 '홍블리', '곤블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가족들이 좋아해준답니다. 제가 무거운 작품에만 출연했잖아요. '치인트' 출연하기 전에는 중학생 사촌 동생들이 '누나의 행보는 평범하지 않아'라며 응원해줬어요. 요즘엔 '누나 사인해줘', '친구들이 누나 팬이야'라고 해요. 기분 좋아요. 하하."

'치인트'는 반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제작됐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촬영했다. 드라마가 끝나기도 전에 종방연까지 마쳤다. 시청률, 화제성, 작품성 등 무려 세 마리 토끼를 잡은 드라마에 출연한 소감이 궁금해졌다.

김고은은 "촬영할 때 정말 행복하고 재밌어서 결과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드라마가 잘 돼서 좋다"고 미소 지었다.

김고은은 '치인트' 출연을 망설였다. 원작에 대한 높은 기대치 때문이었냐고 묻자 그는 "스케줄이 안 맞았고 영화만 하다 보니 드라마를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고민에 빠진 김고은을 끌어당긴 건 이윤정 감독이었다. '커피프린스 1호점'(2007), '트리플'(2009), '하트투하트'(2015) 등에서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인 이 감독은 김고은에 대한 확신으로 캐스팅을 밀어붙였다.

김고은은 "내 인생드라마가 '커피프린스'다. 감독님 작품을 다 봤고 감독님과 꼭 한번 작업하고 싶었다"고 했다.

배우 김고은은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을 통해 어두운 역할을 맡으면서 느꼈던 우울한 기분을 털어냈다고 밝혔다.ⓒ장인엔터테인먼트

마음을 돌린 김고은이 피해갈 수 없었던 건 웹툰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다. "싱크로율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내가 이렇게 생겼는데...눈을 찢을 수도 없고요. 하하. 김고은표 홍설이라고 생각했어요. 큰 부담은 없었어요. 싱크로율 100%인 박해진 선배만 믿고 가자고 다짐했지요(웃음)."

작고 마른 체구인 김고은은 극 중 평범하지만 멋스러운 캠퍼스룩을 선보인다. 온라인에 '치인트 홍설 패션'이라는 게시글이 있을 정도로 김고은의 옷은 연일 화제다. '홍설 룩'은 평소 김고은이 선호하는 스타일과 비슷하단다. 평범함 속에 깃든 '멋'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고.

"평범한데 멋있고 예뻐 보였으면 했어요. '홍설 룩'의 포인트는 레이어드예요.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쇼핑몰을 보면서 패션을 연구했어요. 비싼 아이템이 아닌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내가 입으면 '거적때기'인 평범한 옷이 김고은을 거치면 스타일리시하게 변하니. '기승전몸매'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김고은은 "원래 마른 편인데 술 먹으면 찐다"며 "특히 얼굴에 살이 오르는 편이라 촬영할 때 금주하는 편이다"고 툴툴거렸다.

사랑에 '숙맥'인 설이가 유정 선배의 문자 하나하나, 스킨십 하나에 설레는 모습을 보노라면 '사랑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과한 사랑스러움이 아닌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러블리함'이 포인트다.

"웹툰 속 설이는 예민하고 날카롭게 보이지만 실제로 그런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설이의 다른 면을 끄집어내고 싶었죠. 잘생긴 유정 선배, 백인호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여자는 뭔가 특별한 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랑스러우면서도 연민이 느껴지는 아이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홍설과 닮은 점이 뭐냐고 묻자 김고은은 "사랑스러운 거요?"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낯선 사람을 처음 만날 때 나오는 특유의 표정, 분위기가 설이와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배우 김고은은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싱크로율 논란을 딛고 호평을 얻었다.ⓒ장인엔터테인먼트

"꿈꾸던 로맨스 연기 행복"

홍설과 유정 선배의 로맨스는 그간 한국 드라마에서 봐왔던 로맨스와는 사뭇 다르다. 불륜, 막장이 판치는 드라마판에서 볼 수 없는 풋풋하고 산뜻한 사랑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죽어있던 연애 세포가 깨어나는 건 당연지사.

박해진은 김고은을 두고 "홍설 그 자체"라고 했다. 김고은 역시 "해진 선배에게 '유정 선배'나 '선배'라고 불렀다"며 "지금도 난 홍설에게 빠져나오지 않은 듯하다"고 웃었다.

박해진과의 로맨스 연기는 '폭소', '오글거림', '어색함'으로 요약했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 박해진, 로맨스 연기가 처음인 김고은이 만들어낸 애틋한 장면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오글거리는 장면을 찍을 때 유정 선배가 못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하하. 해진 선배랑 제가 이런 연기가 처음이었거든요. 로맨스 장면을 앞두고 제가 시범 보이기도 했고요. 근데 해진 선배가 몸서리치는 거예요. 부끄러워하는 해진 선배에게 장난치는 재미가 쏠쏠했답니다."

달달한 로맨스 장면을 찍은 두 사람은 '컷'하는 소리와 함께 창피해서 어쩔 줄 몰라했다고. 로맨스 신에 서툰 두 사람 덕에 홍설과 유정은 더할 나위 없는 사랑스러운 커플이 된 듯하다. 이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박해진과 김고은이 실제로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한 바 있다.

그만큼 두 사람이 잘 어울렸다는 얘기인데 김고은은 "감독님의 바람일 뿐이다"고 웃은 뒤 "해진 선배 키가 너무 크다. 보기에는 멋있는데 안을 때는 불편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편해졌다. 키 큰 사람이랑 연애하면 포옹할 때도 힘들고 올려다보기에도 힘들 것 같았는데 '치인트'를 통해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홍설 역을 맡은 김고은은 홍설과 자신의 닮은 점에 대해 '사랑스러운'이라고 했다.ⓒ장인엔터테인먼트

백인호(서강준)와의 로맨스도 인기다. 인호는 겉으론 투덜거리지만 홍설이 어려움에 처할 때 슈퍼맨처럼 '뿅'하고 나타나 준다.

"강준이가 정말 착해요. 24살인데 어른 같고 진국이에요. 제가 현장에서 오빠라고 부른 유일한 배우예요. '인호 오빠' 밥 많이 먹었어요?'라고 하면 강준이가 '설아 너도 밥 많이 먹어'라고 받아쳐 주곤 해요. 강준이가 피부가 너무 뽀얗잖아요. 남자가 왜 그렇게 피부가 좋은 건지..."

박해진, 서강준 두 남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김고은은 "다들 나한테 '너의 근무환경 부럽다'고 한다"며 "해진 선배와 강준이에게 '고은이랑 연기해서 부럽다'는 얘기는 들은 적 없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웃었다.

실제 김고은이라면 유정 선배와 백인호 중에 누굴 택했을까. '은택이'(남주혁)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감정 표현이 확실하고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는 이유에서다.

'치인트'를 통해 대중에게 좀 더 편안하게 다가선 그는 "연기할 때 마음이 평온했다"며 "그간 어두운 역할을 맡으면서 느꼈던 우울한 기분을 말끔히 털어내고 원래 김고은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했다.

실제 김고은은 로맨스 드라마 애청자란다.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 '응답하라 1994' 등에서 나온 로맨스를 기다리며 일주일을 버텨냈다고.

"저 로맨스에 환장한다니까요.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 손을 확 잡아채는 거 있죠? 그리고 여자 주인공이 못 이기는 척 끌려가는 거...그게 제 판타지였어요. '치인트'에서 판타지를 이뤘답니다(웃음)."

마지막으로 홍설이를 보내면서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설아, 조금은 단순해질 필요가 있는 거 같아. 그렇게 살다보면 화병 생겨. 스트레스는 만병이 근원이라서 나이가 들면 아플 거야. 고민을 줄이고 쉽게 생각해도 잘 살아간단다. 설아 잘 지내렴."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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