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시애틀행 일본 반응, 이례적 환송 ‘왜’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2.05 16:25  수정 2016.02.06 10:26

이대호, 시애틀과 메이저 아닌 마이너 계약

일본 야구 자존심도 걸린 문제라 호의적 반응

이대호의 시애틀행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시애틀과 입단 계약을 맺은 이대호에 대해 일본 언론들이 이례적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4일(한국시각), 이대호와 1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계약 형태는 마이너리그 계약이며,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대권을 함께 얻는 방식이다. 그리고 메이저리그로 승격했을 경우 인센티브 포함, 최대 4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그러자 일본 언론들도 앞 다퉈 이대호의 미국행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특히 일본 내 최대 포털사이트로 알려진 ‘야후재팬’은 계약 발표가 나오자마자 메인 페이지에 해당 기사를 배치했다.

'스포츠닛폰' 역시 "이대호가 소프트뱅크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시애틀과 계약했다"며 "메이저리그로 승격할 경우 이와쿠마 히사시, 아오키 노리치카의 동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일간 겐다이’와 같이 “지난 시즌 일본 시리즈 MVP가 메이저리그로 승격될 가능성은 전적으로 운이 따라야 한다”며 평가 절하의 목소리도 있지만 대부분의 매체들은 떠난 이대호를 환송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네티즌들도 마찬가지다. 포털 사이트 등에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면 “선수에게 유리하지 않은 계약이다. 그럼에도 도전하겠다는 자신의 말을 지킨 이대호를 응원한다” “소프트뱅크의 5억 엔 제의를 뿌리치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을 정도면 그의 강력한 신념을 엿볼 수 있다” “소프트뱅크에서 공포감을 주던 타자가 없어졌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야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에서 일본 언론과 네티즌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비판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호에 대해서는 따뜻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 4년간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특급 타자였다. 무엇보다 지난해 소프트뱅크의 2연패를 이끌었던 일본시리즈에서의 무시무시한 타격감은 공포 그 자체였다. 따라서 이대호의 야구 실력에 대해서는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더불어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연착륙 여부는 일본프로야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그동안 일본야구는 수많은 메이저리거들을 배출했지만 대부분이 투수였다. 물론 타자들도 많은 선수들이 빅리그의 문을 두들겼지만, 성공 사례로 꼽을 만한 선수는 사실 스즈키 이치로와 마쓰이 히데키 둘 뿐이다.

반면, 일본프로야구를 호령했던 많은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자국 내에서 특급으로 불렸던 타격 기술은 한 차원 높은 투수들의 구위를 이겨내지 못했고, 급기야 수비에서도 애를 먹으며 자신감을 잃기 일쑤였다.

만약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 안착해 일본에서 선보였던 기량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부러움 반 안도감 반’ 섞인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이대호의 성공은 곧 일본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세우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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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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