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은 20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이글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세계선수권대회’서 1∼4차시기 합계 3분29초97의 기록으로 3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공동 2위를 차지했다.
1위 마틴 두쿠르스(라트비아, 3분 28초 84)에 1.13초 차 뒤진 윤성빈은 러시아의 트레티아코프와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켈레톤 세계선수권대회서 아시아 선수가 메달을 획득한 것은 윤성빈이 처음이다. 세계선수권은 ‘올림픽 전초전 대회’로 지금껏 아시아선수가 입상권에 든 적은 없다. 지난 2003년 일본의 고시 가즈히로가 홈에서 열린 나가노 선수권서 4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특히 ‘스켈레톤 불모지’ 한국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시사점이 크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한국대표팀에게도 희소식이다.
윤성빈의 활약은 이미 예견됐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서 8위에 진입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은 윤성빈은 올해 IBSF 월드컵 7차 대회에서 ‘스켈레톤의 우사인 볼트’ 두쿠르스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올 시즌 뛰어난 성적을 거두기 위해 윤성빈은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했다. 이에 폭발적인 스타트 기술과 함께 실수를 줄여 안정감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성빈은 세계선수권 첫날 이미 메달권에 포함됐다. 그는 1·2차시기서 1분45초19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트랙 길이가 1218m로 세계에서 가장 짧아 스타트가 좋은 선수에게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윤성빈은 3·4차에서도 놀라운 스타트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3차 스타트 기록은 4.88, 결승선은 52.37에 통과했다. 3위를 유지했지만 2위 레티아코프와는 0.07의 격차가 났다.
하지만 마지막 4차시기에 윤성빈은 스타트 기록 4초87, 결승선은 52초48로 통과하며 트레티아코프와 극적인 공동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윤성빈의 ‘뒷심’에 경쟁자들은 바짝 긴장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스켈레톤 신’ 두쿠르스는 윤성빈의 상승세에 평창 올림픽 금메달을 확신할 수 없게 됐다. 윤성빈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스켈레톤에 입문했다. 그리고 불과 3년 만에 절대강자 두쿠르스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한편, 윤성빈은 은메달 소감에서 “결과가 잘 나와서 기분이 좋다”며 “세계선수권에서 3~4등 정도만 해도 만족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은메달을 따내 행복하다. 남은 퀘닉세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성빈을 지도 중인 리처드 브롬니 코치(영국)는 “큰 대회 부담을 이겨내고 완벽한 주행을 펼쳤다”며 “단 한순간도 흐트러짐 없었다”고 제자를 칭찬했다.
가파르게 성장 중인 윤성빈이 평창 올림픽서 사상 첫 스켈레톤 금메달을 조국에 선물할지, 한국산 아이언맨의 질주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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