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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당' 소리 듣든 말든...호남 몰리는 안철수 측근들


입력 2016.02.23 06:13 수정 2016.03.22 17:44        전형민 기자

"결국 호남에서 서로 물어뜯자는 소리냐" vs "호남이야말로 물갈이의 중심"

국민의당이 19일 공천 후보자 공모를 마감한 가운데 당 소속 호남 지역 의원들의 지역구에 2012년 대선때 안철수 후보의 선거캠프였던 진심캠프 인사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 논란이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결국 호남에서 서로 물어뜯자는 소리냐" vs "호남이야 말로 물갈이의 중심"

국민의당이 19일 공천 후보자 공모를 마감한 가운데 당 소속 호남 지역 의원들의 지역구에 2012년 대선때 안철수 후보의 선거캠프였던 진심캠프 인사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 논란이다.

전국 정당으로 외연을 확대하겠다며 수도권 연대를 거부해온 당이 호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상황이 여의치 않자 수도권을 포기하고 '호남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총선 후 당권장악을 의식해 '호남 현역 물갈이'를 통해 당권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보내고 있다.

국민의당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시간이 부족해 예비후보 자격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며 지난 19일 마감된 공천 후보 신청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총 11곳의 당 소속 현역 의원 지역구중 안철수계가 도전장을 낸 지역구가 4곳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반면 수도권 현역 의원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안철수계 인사는 불출마를 선언한 신학용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갑에 출사표를 낸 이수봉 전 안철수 보좌관 뿐이다.

이를 두고 호남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당 현역 의원들은 '친노 피해 왔더니 이번엔 친안이냐'며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호남을 주무대로 움직이는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자기들 이름으로 정치할 자신이 없으니 안철수 이름 석 자 파는 것 아니냐"며 "그들이 얼마나 그 지역을 위해 활동해왔는지 따져보면 어차피 당내 경선 과정에서 다 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지역 한 현역 의원실 관계자도 이에 대해 "호남에 공천 신청이 몰리는 이유는 '경선 통과'와는 별개로 최종적으로 '당선될 수 있냐'는 것을 놓고 본 것인데 이 분들(안철수계)이 수도권에서 나온다면 경선은 통과할 수 있겠지만, 본선의 승리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은 수도권에도 호남에도 마땅한 지역기반이 없으니 그나마 지지세가 비교적 좋은 호남에서 선거를 치뤄보겠다는 심산"이라며 "결국 호남에서 서로 물어뜯자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당선'만을 목표로 보면 공천만 된다면 수도권보다 호남이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호남에 공천신청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는 당선만을 목표로 하는 점에 대해 "국민의당 인적구성의 한계"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이어 "수도권 지역에서 꾸준히 정치를 하겠다면 이번에 수도권 출마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안타깝게도 국민의당에 들어와있는 대부분의 인사들은 일단 어느 지역이든 당선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당 소속 주승용 원내대표와 황주홍·임내현·김승남·김관영 의원이 본회의에 참석해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호남 현역 물갈이를 통한 당권장악 시나리오설'에 대해서는 대체로 "가능하지 않는 이야기"라며 손사래치는 분위기다.

또 다른 호남 지역 현역 의원의 보좌진은 "중요한 것은 경선에서 누가 뽑히든 본선에서 당선이 돼야하는 것인데, 본선 경쟁력과 무관하게 내 사람만 공천을 많이 줘서 당선 숫자가 줄어든다면, 다 쓰러져가는 집에서 혼자 집주인이라고 외치는 꼴이 된다"며 "아마 처음에 안 대표가 당을 만들었을 때는 여러가지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현실 정치판에서는 당이 살아야 자신도 산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역 의원의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한 국민의당 후보는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며 전의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현역 의원에 대한 교체 지수가 높은 호남이야 말로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 당 물갈이의 중심이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호남 지역 공천을 신청한 '안철수계' 인사들에 대해 "이 분들이 호남에 연고가 있고 호남에서 활동하셨던 분들이니 신청한 것 아니겠냐"면서 "특별한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해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한편 국민의당이 '호남당'으로 전락할지, '전국구 정당'으로 거듭날지는 23일 의원총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지난 19일 마감된 공천 후보 신청자들을 솎아낼 '공천룰'을 협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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