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뚝심의 경제통’ 정윤숙 “청주 흥덕의 대변인 될 것”


입력 2016.02.26 09:34 수정 2016.02.26 10:41        고수정 기자

<4·13 도전! 여성 비례를 만나다 ⑥>“인물이 바뀌어야 정치가 바뀐다”

코 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에서 여풍(女風)이 심상찮다. 여야 모두 여성 정치인 증가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이전보다 많은 여성이 총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통상 '지역구'는 여성에게 '험지'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상당수 여성 정치인의 등용문은 '비례대표'다. '데일리안'은 이번 총선에서 등용문을 넘어 지역구 개척에 나선 여야 비례대표 의원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 편집자 주 >

4·13 총선에서 청주 흥덕을에 출마한 정윤숙 새누리당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출마 이유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세탁소 아줌마’로 불리는 게 무척 싫었다. 무시도 많이 당했다. 10년 넘게 구멍가게 세탁소를 운영하면서도 자부심을 가졌던 그였지만, 사람들의 눈길이 늘어진 빨랫감처럼 맥 빠지게 했다. 서러웠다. 그래서 세탁업을 변화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세탁소도 기업이냐’는 비아냥도 많이 들었지만, 결국 이루어냈다. 세탁소를 드라이클리닝 전문 벤처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충북의 대표적인 여성 경제인, 이제는 정치인으로 자리 잡게 됐다.

정윤숙 새누리당 의원(60·비례)은 지난날을 떠올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 했다. 밑바닥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설움을 딛고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는 그의 삶은 물론 정치 인생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1월 22일 19대 국회에 ‘마지막’으로 입성했다. 임기가 약 석 달 남았지만, 늦깎이 초선 비례의원이기 때문에 “항상 나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의원이 되겠다”한 그 ‘열정’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는 4·13 총선에서 새로운 길에 섰다. 두 딸의 탯줄을 끊고, 처음 세상을 보여준 곳인 청주 흥덕을에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만난 정 의원은 때 묻은 정치를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세탁소를 기업으로 변화시켰듯 정치판에도 ‘뚝심’을 갖고 ‘변화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했다.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정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이력이 독특하다. 교편을 잡았다가 세탁소를 운영하고, 충북도의회 의원도 지냈다. 정치 참여 계기가 궁금하다.

젊은 시절 고생 많이 했다. 34살에 세탁업을 시작했다. 고객이 입을 옷을 입고자 하는 시간에 맞게 준비해야 하는 업종인 만큼 ‘약속’을 아주 잘 지키려 노력했다. 3평으로 시작한 세탁소를 첨단 벤처기업으로 발전시키기까지 모진 말을 많이 들었다. 이런 걸 다 견뎌내고 회사가 점점 발전하면서 1999년 여성경제인협회 충북지원을 만들어 초대 회장을 맡았다. 그때부터 대외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다 자유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로 저를 지명했다. 굉장히 고민을 하다 수락했는데, 비례대표 자민련 도의원이 됐다. 이렇게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2006년에 당시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통합되면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도의원 재선을 하게 됐다. ‘여성 대통령 만들기 운동 본부’ 꾸려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비례대표 순번을 받게 됐고,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정치의 참 묘한 연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열심히 한 덕분에 비례대표를 마지막으로 승계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국민에 깊이 감사드린다.

- 늦깎이 국회의원으로서 ‘정윤숙’을 홍보할 시간이 많지 않았을 텐데, 이번 총선에서 청주 흥덕을을 출마지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두 딸을 낳고 그 피붙이에게 처음 세상을 보여준 곳이 청주다. 수 십 년 청주에서 주민과 동고동락하면서 알게 된 이웃의 천 가지 만 가지 생각, 그리고 마을마다 가진 작고 숨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저의 가장 큰 자산이고 경쟁력이다. 이것을 가지고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생각이다.

청주 흥덕구는 12년간 야당이 자리 잡은 곳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계파 정치로 얼룩져 지역 발전은 정체되고, 서민의 주름은 깊어만 갔다. 그것을 보면서 흥덕구민은 배신감을 넘어 분노를 느꼈다. 또 싸움하고 기득권만 챙기는 정치판을 보면서 좌절했다. 인물이 바뀌어야 정치가 바뀔 수 있다면서 많은 분이 용기를 줬다.

비전을 밝히고 있는 정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청주 흥덕을은 현역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되면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여성 경제통’으로서 지역을 위한 공약을 소개해 달라. 또한 특별한 전략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기업하는 분들은 저를 많이 안다. ‘우정크리닝’이라는 기업을 어떻게 일궈냈고 이뤘는지 알고 있다. 사실 청주 흥덕을은 공장지대이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많아 야당 세가 강하다. 인구 분포로 따지면 여성과 남성의 수가 3000여 명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이를 생각해보면 공장이나 기업에 근무하는 여성근로자들의 대변인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 경제와 보육, 문화까지 다 같이 어우러지는 융합된 정치인, 여성이 만족할 수 있는 정치인, 남성도 함께 어우러지는 융합정치를 하면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청주는 통합청주시가 되면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상당히 중요하다. 현재의 지역 경제 현실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비전을 마련해 통합청주시의 100년 대계를 흥덕에서 시작할 것이다. 특히 흥덕을이 축산농가와 공장지대가 혼합돼 있는 만큼 유기적으로 관계가 이뤄지는 밀착형 생활정치를 하려고 계획 중이다. 중앙에서는 경력단절 여성이나 일하는 엄마 등 세상의 절반인 여성에게 고통 대신 희망을 주고 정말 여성들을 위한 속 시원한 정책을 마련할 것이다.

- 20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비전을 소개해 달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보탬이 되고 싶다. 경력단절 여성·일하는 여성 가정의 육아, 가사 지원 및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영유아 보육·교육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부담률을 법제화하겠다. 중소상공인·중소기업 보호 및 지역 경제 활성화법을 제정할 것이다. 또 소방관, 군인, 경찰 등 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하고 참전·무공·공상 등 국가 유공자의 수당과 보상금을 현실화하겠다.

경제가 매우 어렵다. 살림살이는 나날이 팍팍해지고 인심이 흉흉하다. 25년간 기업을 경영했던 기업인, 도의회 산업 경제전문가, 세금바로쓰기 납세자운동본부 충북지회장, 한국무역보험공사 상임감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경험으로 19대 국회에서 경제를 살리는데 일조하고 싶었는데 임기가 얼마 안 남아 아쉽다.

저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20대에서 저만의 노하우를 발휘하고 싶다. 그리고 남은 임기는 제게 부여된 임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다. 경제 활성화법 등 민생법안이 지체 없이 통과될 수 있도록 야당 의원을 먼저 찾아가 설득도 하고 협조도 구하겠다. 그리고 과거 꿈꿨던, 물론 지금도 그 꿈은 변하지 않았지만 정치인으로서 열정을 다 하고, 먼 미래에 세탁 분야 후배 양성을 위한 전문학교를 세우겠다. 지역민은 물론, 국민을 위한 정치인이 되겠다. 믿어달라. (웃음)

'인터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