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는? KGC-삼성, 7개의 공식 아닌 공식

데일리안 스포츠 = 홍진표 객원기자

입력 2016.03.02 14:39  수정 2016.03.02 14:40

2일 서울서 4강 플레이오프 진출 놓고 맞대결

KGC 속공 vs 문태영 득점 등 승리 공식 주목

남은 4강 플레이오프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는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 ⓒ KBL

‘2015-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의 남은 자리는 이제 단 하나뿐이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KCC와 모비스에 이어 오리온이 지난 1일 동부를 꺾고 4강에 합류했다. 이제 KGC와 삼성의 6강 플레이오프 승자가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현재까지의 상황은 KGC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는 KGC는 한 경기만 승리해도 4강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시리즈 전적의 우세에도 KGC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1,2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이 3차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기 때문. 단기전 특성상 분위기와 흐름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양팀은 올 시즌 들어 정규시즌 포함 9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그 중 삼성이 에릭 와이즈를 교체 영입한 이후 치른 맞대결은 정규시즌 5라운드부터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총 다섯 번이다. 흥미로운 점은 삼성이 와이즈를 영입한 이후 치른 맞대결에서는 무려 7가지의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는 ‘KGC의 속공’이다. KGC가 속공 6개 이상을 기록한 경기에서는 승리를, 속공 5개 이하를 기록한 승부에서는 삼성이 승리했다. 정규시즌 팀 속공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KGC가 특유의 장점을 제대로 발휘한 경기에서는 승리를, 이러한 속공을 삼성이 효과적으로 차단한 경기에서는 반대로 패했다.

두 번째는 ‘삼성의 90점대 고득점’이다. 와이즈 영입 이후 삼성이 90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에서는 승리를, 90점 미만에 그친 경기에서는 KGC가 승리를 거뒀다. KGC는 정규시즌 팀 평균 득점에서도, 팀 평균 실점에서도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득점을 많이 기록한 만큼 실점도 많이했다. 1승 2패로 여전히 벼랑 끝에 몰려있는 삼성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득점을 올려야만 한다.

세 번째는 ‘문태영의 득점’이다. 문태영은 정규시즌 46경기 평균 15.7득점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와이즈 영입 이후 삼성이 승리한 2경기에서는 16점과 18점으로 평균을 상회하는 득점을 올렸다. 반면 와이즈 영입 이후에 패한 3경기에서는 모두 15점 이하에 그쳤다. 삼성의 승리를 위해서는 문태영의 16득점 이상 활약이, KGC의 승리를 위해서는 문태영의 득점을 평균인 15점 이하로 묶는 것이 중요하다 볼 수 있다.

네 번째는 ‘리틀과 와이즈의 득점 대결’이다. KGC는 로드가, 삼성은 라틀리프가 메인 외국인 선수다. 하지만 메인 선수들의 뒤를 커버해야 할 선수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삼성 외국인 선수 와이즈가 KGC 외국인 선수 리틀보다 많은 득점을 올린 경기에서는 삼성이 승리했다. 반면 와이즈와 리틀이 동일한 점수를 기록하거나 리틀이 더 많은 점수를 기록한 경기에서는 KGC가 승리했다. 3차전에서 와이즈의 23점 활약에 힘입어 승리했듯이 삼성은 와이즈의 연속적인 맹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섯 번째는 ‘로드의 더블더블’이다. 양 팀의 최근 다섯 차례 맞대결에서 KGC 외국인 선수 로드가 득점과 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한 경기에서는 KGC가 반드시 승리했다. 반면 로드가 더블더블을 기록하지 못한 경기에서는 삼성이 승리를 챙겼다. 분위기를 탈 때는 그 어떤 선수보다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는 로드의 경기력에 따라 양 팀의 승패가 나뉜 것이다.

여섯 번째는 ‘KGC 가드 박찬희의 득점’이다. 박찬희는 이번 시즌 들어 매우 부진했다. 평균 득점은 5.0점에 불과했으며, 3점슛 성공률은 22.4%에 그쳤다. 국가대표라 보기 힘든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박찬희의 부진은 김기윤의 성장과 비교되면서 더 크게 부각됐다. 양 팀의 최근 다섯 차례 맞대결 결과를 보면, 박찬희가 4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에서는 KGC가 승리를, 박찬희가 무득점에 그친 경기에서는 삼성이 승리를 거뒀다. 큰 득점은 아니지만, 박찬희가 조금이나마 득점에 가담해줄 수 있느냐와 없느냐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는 ‘이정현의 3점슛’이다. 이번 시즌 들어 팀의 에이스로 확실히 거듭난 이정현은 정규시즌 경기당 3점슛 2개를 기록하며 3점슛 성공 부문 5위를 차지했다. 양 팀의 최근 다섯 차례 맞대결에서 이정현이 자신의 시즌 평균을 뛰어넘는 3점슛 3개 이상을 기록한 3경기에서는 KGC가 승리했다.

이정현은 그 3경기에서 모두 40% 이상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반면 이정현의 3점슛 성공이 1개 이하에 그친 2경기에서는 삼성이 승리를 챙겼다. 참고로 이정현은 그 2경기에서 11개의 3점슛을 시도해 1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처럼 KGC와 삼성의 최근 다섯 차례 맞대결, 즉 와이즈 영입 이후에 치른 맞대결 결과에는 총 7가지의 공식 아닌 공식이 현상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려는 삼성 입장에서는 문태영과 와이즈의 활발한 득점 가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정현의 3점포를 잠재워야 한다. 반면 KGC 입장에서는 문태영과 와이즈의 득점을 묶는 한편 로드의 더블더블 활약과 특유의 빠른 농구로 속공을 최대한 많이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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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표 기자 (ywam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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