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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에 닥친 악재 3가지, 잘못하면 대권은 커녕...


입력 2016.03.05 09:39 수정 2016.03.05 20:23        고수정 기자

필리버스터 정국 정치력 부재·야권 통합 가능성 '살얼음판'

'정치 명운' 건 상향식 공천 못 지킬 경우 대권 가도 악영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연이은 악재를 만났다. 사진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힘겹게 막 내린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친박(친박근혜)계의 본격적인 ‘공천 흔들기’가 시작됐고, ‘야권 통합 가능성’이라는 잇단 악재를 만났다. 이를 이겨내지 못하면 대권 가도에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9일 만에 종료된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표면적으로는 새누리당이 얻은 게 많아 보인다. 필리버스터의 원인인 ‘테러방지법’을 원안 그대로 3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잃은 것도 많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김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를 향해서다.

집권여당으로서, 당 대표로서 야당과의 협상에 유연성과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전략 부족’ 비판이 지배적이다. 리더십에 상처를 받았다는 말도 나온다. 이는 본보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3월 첫째 주 정례조사에서도 여실이 드러난다. 김 대표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5.9%p 하락한 16.4%를 기록했다.

한 대학교수는 3일 본보와 통화에서 “필리버스터 정국은 원내대표의 소관이긴 하지만,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이 전혀 발휘가 안됐다”며 “김 대표와 여당 지도부가 야당과의 소통, 전략적 측면에서 전혀 준비가 안됐다”고 지적했다.

악재는 또 있다. 정가에서는 김 대표의 리더십에 필리버스터 정국보다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친박계의 상향식 공천 흔들기다. 상향식 공천은 김 대표가 정치 명운을 걸고 이뤄낸 작품이다.

‘공천 살생부 논란’으로 내우외환을 겪은 김 대표 앞에서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버젓이 원칙을 흔들고 있다. 이 위원장은 사실상 전략공천으로 비쳐질 수 있는 우선추천 지역을 당초 광역 시·도별 1~3개에서 5개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앞서 이 위원장의 우선추천지역 방침과 관련해 “선거에서 지는 한이 있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쾌함을 표했지만, 이 위원장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김 대표는 당원 명부 논란으로 곤경에 처했다. 새누리당은 1차로 송고한 당원 명부가 유령당원 등 책임당원이 구분되지 않아 불공정 시비가 불거지자 수정 후 새로 배포했다. 하지만 2차 명부에서도 주소불일치, 이중등재 등 신고가 들어왔다.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명분만 외치는 김 대표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예비후보 사이에서 ‘이대로는 경선을 치를 수 없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안심번호 여론조사 재검토론을 꺼내며, 우선추천제나 100% 국민여론조사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차 명부 논란에서도 황진하 사무총장을 불러 대로했다고 알려졌다.

야권 통합 가능성도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야당이 분열된 상태에서 총선을 치를 경우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라는 게 정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야권 통합이 실현될 경우 총선 이슈를 뺏겨 김 대표가 목표로 세운 ‘180석 이상’은 물론 과반 의석 확보도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김 대표는 ‘총선 얼굴’인 당 대표로서의 입지는 물론, 대권 가도가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야권 통합을 제안한 2일 기자들과 만나 “통합하려면 왜 헤어졌는지 모르겠다”며 “구태의 답습”이라고 비난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야권 통합 실현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만약 통합된다면 야당층이 다시 결속할 수 있고, 새누리당에도 대폭적인 물갈이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김 대표가 긴장해야한다”고 말했다.

공천과 관련해서는 “이 위원장이 우선·단수추천을 어디까지 진행하고 그것을 김 대표가 어느 선까지 막아낼 것인지 전략적으로 고민이 필요하다”며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하더라도 김 대표가 지키고자 했던 상향식 공천, 즉 전략공천 배제 원칙 속에서 이뤄졌는가가 중요하다. 우선·단수추천으로 과반 이상이 됐다고 하면 김 대표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다 잃는다. 어떻게 이기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 여론조사는 지난달 28~29일 2일간 전국 성인 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3.7%이며 표본추출은 성·연령·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0%p다. 그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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