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부담??’ 무엇이 김현수 어깨 짓누르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3.10 09:32  수정 2016.03.10 09:33

필라델피아와의 시범경기서도 3타수 무안타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큰 부담 느끼고 있어

21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인 김현수. ⓒ 연합뉴스

볼티모어 김현수가 여전히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벌써 시범경기 21타수째 무안타다.

김현수는 10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의 브라이트 하우스 필드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시범경기서 5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끝 모를 부진을 떨치기 위해서는 마수걸이 안타가 필요했지만, 첫 타석부터 운이 따르지 않았다. 김현수는 2회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알렉 애셔를 상대로 6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고, 2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결대로 밀었으나 좌익수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1~2루 사이로 땅볼 타구를 보냈지만 1루수 미트에 빨려 들어가며 범타에 그치고 말았다. 이어 마지막 세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결국 김현수는 8회말 수비 때 L.J. 호스와 교체됐고, 결국 무안타로 경기를 마치고 말았다.

부진이 길어지며 김현수 본인도 부담을 많이 느끼는 모양새다. 실제로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에 대해 “빠른 볼을 너무 의식하다 보니 배트가 먼저 나가게 되고, 이로 인해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라며 지적했다.

이어 “김현수가 범타에 그쳤을 때 한국 미디어들이 달려들어 질문한다. 물론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은 바 있다.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김현수에게 독이 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발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김현수의 타격 기술이라면 메이저리그에서도 2할 후반 이상의 타율은 거뜬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 7경기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시범경기이고 시즌이 개막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그러나 야구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 강한 정신력(멘탈)을 요구하는 스포츠다. 특히 기세 싸움에서 밀린다면 이미 승부를 보기도 전에 패한 것과 다름없다고 많은 야구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김현수는 국내 언론들의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두산 시절에도 팀을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였기 때문에 이 같은 관심이 어색할리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최근 김현수의 발언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김현수는 지난 6일 미네소타와 시범경기가 끝난 뒤 "수비와 공격 모두 내가 아닌 것 같다.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며 "마치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한 꼬마 같다"고 자책한 바 있다. 말로만 듣던 메이저리거들의 구위가 생각보다 대단하다고 느낄 법한 발언이다.

결국 길어지고 있는 무안타 행진을 끝내기 위해서는 김현수 스스로 해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가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겠다는 방침이다. 정신력도 하나의 능력치가 될 수 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은 물론 이를 받아들일 정신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메이저리거의 꿈은 그저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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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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