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샤넬, 나치 스파이 맞다' 2차대전 비밀문서 공개
“샤넬은 1942년부터 독일군 장교의 정부 겸 공작원”
프랑스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가브리엘 코코 샤넬이 나치 독일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비밀문서가 공개됐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들은 코코 샤넬 등 유명 인사들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행적과 공작활동을 기록한 수천 점의 비밀문서가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비밀 기록들은 나치 독일의 첩보기관 ‘아프베어’와 샤를 드골 장군이 이끌던 반독일 저항조직인 레지스탕스 첩보기관, 친독일 비시 정권 정보기관 등에서 나온 서한과 보고서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랫동안 파리 교외 성곽에 보관되어오다 프랑스 역사학자들에 의해 이번에 공개됐다.
기록 중에는 나치 정보 요원들이 벌인 레지스탕스 조직원 소탕 공작 상세 보고서,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드골 정권의 비밀공작 활동과 전범 추적 작업 관련 문서들도 들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 메모에는 "마드리드에서 활동하는 한 정보원은 코코 샤넬이 1942년부터 이듬해까지 귄터 폰 딩크라게 남작의 정부 겸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알려왔다"며 "딩클라게는 1935년 스페인 주재 독일대사관 주재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고 선전전문가로 첩보기관 요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우리들의 판단"이라고 적혀 있었다.
비밀기록 관리자는 샤넬이 아프베어에 공작원으로 정식 등록된 사실도 드러났다고 전했다. "독일의 관점에서 보면 정보 제공, 임무 수행 등 활동을 위해 코코 샤넬을 공작원으로 정식 등록했을 것"이라며 "다만 코코 샤넬의 입장에서 보면 그가 과연 자신이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알았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샤넬이 나치 스파이였다는 의혹은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그가 조국을 지키려고 파리를 떠나지 않고 리츠 호텔에서 생활하다 독일군 장교와 사랑에 빠졌으며, 전쟁이 끝나자 배신자로 낙이 찍혀 스위스에서 망명생활을 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왔다.
이어 2011년 미국 언론인 핼 보건은 ‘적과의 동침, 코코 샤넬의 비밀전쟁’ 전기를 통해 샤넬이 나치 선전선동 책임자였던 요제프 괴벨스의 최측근의 회유로 스파이 활동을 시작했으며, 전세가 불리해지자 독일이 영국에 밀사로 샤넬을 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전기에 따르면 샤넬의 요원 번호는 F-7124, 암호명은 '웨스트민스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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