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한화, 롯데 보다 더 높은 산 오른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04.22 10:41  수정 2016.04.22 11:02

롯데전 역전승으로 7연패 사슬 끊어

힘 소진한 가운데 ‘한화 킬러’ 유희관 상대

연패에서 벗어난 한화 김성근 감독.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가 지긋지긋한 7연패 수렁에서 벗어나며 한숨을 돌렸다.

한화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9-5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0일 NC전 2-1 승리 후 8경기 만에 맛본 승리다. 여전히 꼴찌에 머물렀지만 이날 삼성에 진 9위 KIA와의 승차는 3.5경기로 줄었다.

이날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 한화가 선발로 내세운 김민우는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하고 1회 강판됐다. 5명의 타자들을 맞이해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한 김민우는 1-3으로 뒤진 무사 1,2루에서 송창식과 교체됐다. 이후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아 자책점은 5로 늘어났다.

그나마 이날은 모처럼 타자들이 힘을 냈다. 1회부터 선취점을 따내며 기세를 올린 한화 타선은 뒤집힌 후에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2-5로 뒤진 4회초 선두타자 로사리오 중전 안타, 신성현 볼넷, 차일목 희생번트를 묶어 1사 2,3루에서 하주석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1점차로 추격했다.

5회에는 선두타자 김태균이 중전 안타에 이어 김경언의 좌익수 키 넘기는 2루타, 이성열이 2타점 결승 적시타가 이이지며 6-5로 뒤집었다. 한화는 차일목의 희생플라이로 추가 득점해 승기를 굳혔다. 한화 타선은 9회에도 만루 찬스를 만든 뒤 2타점을 추가하며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벌떼야구도 오랜만에 뒷심을 발휘했다.

김민우가 1회에 5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뒤이어 등판한 한화 불펜투수들은 9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투혼의 아이콘 송창식이 실질적인 선발 역할을 수행하며 3이닝 동안 공 64개를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3삼진 호투했다. 김민우가 남긴 주자들로 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자책점은 전무하다.

한화는 이어 권혁, 윤규진, 박정진 등 필승조 투수들을 총동원하며 롯데의 타선을 봉쇄했다. 마무리는 정우람이 1.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신고했다.

한화는 연패 기간 성적도 성적이지만 매일매일 논란의 중심이 됐다.

계속되는 선발진의 부진과 조기강판 속에 시즌 초반임에도 벌써 마운드가 붕괴될 조짐을 보였고, 김성근 감독은 성적 부진과 선수 혹사 논란으로 사면초가에 놓여있었다. 설상가상 송창식의 ‘벌투’ 논란, 고바야시 투수코치의 갑작스러운 사임, 팀 내부 사정을 둘러싼 언론과의 갈등 등도 도마에 올랐다.

김성근 감독은 “연패만 끊으면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한화 선수들은 삭발투혼까지 불사하며 연패 탈출을 위한 의지를 보인 지 사흘 만에 지긋지긋한 부진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공교롭게도 한화의 다음 상대는 선두 두산이다.

두산도 마침 한화와 같은 날 경기에서 7연승 행진이 끊기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다. 지난 12일부터 벌어졌던 한화와의 올 시즌 첫 3연전을 쓸어 담았다.

두산은 22일 한화전 선발로 ‘한화 킬러’ 유희관을 내세웠다. 지난해 한화전 5경기 4승 무패 ERA 1.96으로 9개 구단 중 가장 강했던 투수다. 이에 맞서는 한화는 올 시즌 4경기 3패 ERA 7.71을 기록 중인 송은범을 예고했다. 롯데전에서 연패는 끊었지만 필승조 투수들의 소모가 컸던 한화는 마운드 운용의 부담을 안은 채 버거운 두산을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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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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