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일부 대기업은 경제 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 어종 ‘배스’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20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20대 국회의 문을 연 연설에서 정 원내대표는 정국을 주도할 화두로 경제를 택했다. 이날 ‘경제’만 32차례 거론했다. 그동안 야당이 주도해온 대기업 경영권 문제 등을 비판적으로 접근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정 대기업의 명칭을 직접 거론하고, 일부 대기업을 생태계 교란 어종인 ‘배스’에 빗대어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향후 국회에서 대기업 문제를 도마에 올릴 것을 예고했다. 아울러 금융권 이슈는 따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금융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롯데, 한진, 현대 직접 거론…"불법 경영권 세습 막아야"
이날 정 원내대표는 특정 대기업을 직접 거론하며 불법-탈법적 경영권 세습 막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사태와 관련해선 “구십을 넘긴 아버지와 두 아들이 그룹 경영권을 놓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싸우고 있다”며 “국민 모두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인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타계한 두 대기업 총수의 부인들이 관리했다. 전문 경영인이 맡지 못할 무슨 이유가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특히 그는 “성실한 엘리트들이 20년 30년 걸려 올라가는 임원 자리를 재벌가의 30대 자녀들이 차지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은 일”이라며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재벌 2, 3세들이 편법 상속과 세습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총수 일가가 서로 기업을 나눠 경영권을 행사하다보니 일감 몰아주기 등의 불공정한 관행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단지 친족이라고 직접 경영권 행사에 참여하기에는 우리 기업이 너무 커졌다”고 지적했다.
"편법세습, 불법증식, 골목상권 침해 반드시 규제"
그는 “일부 대기업으로의 부의 집중과 불공정한 갑을 관계는 대한민국 경제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편법적인 부의 세습,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불법적 부의 증식, 무분별한 사업확장으로 인한 골목 상권 침해 등은 반드시 규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벌을 해체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경제민주화는 자본의 양극화에 대한 해법이고, 우리나라 경제질서의 기본 원리는 공정한 룰 안의 자유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극화 문제와 관련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국민적 열망과 지원이 오늘의 대기업을 만든 원동력이었고, 대기업만 탓한다고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대기업과 공공부문 노조가 전체 노동자가 아닌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만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향후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 “경제가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분배의 문제를 고민해야만 할 시점”이라면서도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의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때까지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성장의 페달을 계속 밟을 수밖에 없다”고 ‘성장론’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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