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레스터 엑소더스? 벌써 잔류 걱정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7.22 17:03  수정 2016.07.22 17:06

바디 지켰지만 캉테 첼시행...마레즈 재계약 거부

132년 만에 우승 차지한 레스터...다음 시즌 암흑?

레스터시티 우승 주역 '빅3' 중 제이미 바디는 지켰지만, 은골로 캉테가 첼시로 떠난데 이어 리야드 마레즈는 이적설이 돌고 있다. ⓒ 게티이미지

13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일구며 ‘언더독 신화’를 작성한 레스터시티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우승 주역 '빅3' 중 제이미 바디는 지켰지만, 은골로 캉테가 첼시로 떠난데 이어 리야드 마레즈는 이적설이 돌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캉테는 레스터 중원의 살림꾼 역할을 해내며 우승에 기여한 숨은 주역이다. 프랑스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해 유로 2016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다.

캉테는 지난 16일(한국시각) 첼시와 5년 계약을 맺으며 팀을 떠났다. 이적료는 3000만 파운드(약 451억 원) 선으로 알려졌다. 캉테 영입에는 안토니오 콩테 신임 감독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었다. 조직력을 중시하는 콩테 감독은 캉테의 투지와 승리욕, 성실한 플레이에 높은 점수를 줬다.

레스터 카운터어택의 중심이었던 공격수 바디도 최근까지 아스날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았다. 바디는 지난 시즌 24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에 올랐고, 몸값도 수직 상승했다.

공격수 보강이 필요한 아스날이 바디를 노렸다. 하지만 바디는 점유율 위주의 축구를 추구하는 아스날 스타일이 자신과 맞을지 확신할 수 없었고, 고심 끝에 잔류를 택했다. 레스터는 잔류한 바디에 대한 보상으로 약 10만 파운드(약 1억 5000만 원)의 주급을 인상했다.

바디는 지켜냈지만 지난 시즌 바디와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던 공격형 미드필더 리야드 마레즈도 이적설이 불거져 레스터 시티 팬들의 근심이 커졌다. 마레즈는 최근 레스터의 재계약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레즈는 지난 시즌 리그 37경기 17골 11도움으로 맹활약, 바디보다도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큰 실질적 에이스였다.

아스날, 첼시, 바르셀로나 등의 빅클럽들이 마레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레스터시티가 마레즈의 이적료를 4500만 파운드(약 678억) 정도로 책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적 자체를 막을 수 없다면 이적료라도 최대한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승하고도 주력 선수들의 ‘엑소더스’라는 위기에 처한 레스터의 현실은 자본의 힘이 지배하는 현대 프로축구에서 작은 구단들의 숙명이다. 라니에리 감독도 “선수들의 이적 의지를 막을 수 없다. 올 시즌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 아니라 1부리그 잔류”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다음 시즌 EPL은 더욱 치열한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한다.

지난 시즌 부진을 겪었던 맨유, 첼시, 맨시티 등 부자 구단들이 공격적인 전력보강을 바탕으로 명예회복을 노린다. 레스터와 함께 우승 경쟁을 펼쳤던 토트넘과 아스날의 전력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거대 클럽들의 틈바구니에서 다음 시즌 레스터 시티의 위치는 어디에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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