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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홈런왕’ 김상현 음란행위...속죄 기회는


입력 2016.07.20 07:16 수정 2016.07.20 07:19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공연음란 행위 논란 불거지자 하루 만에 임의탈퇴

한 차례 속죄 기회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

kt에서 임의탈퇴 처리된 김상현. ⓒ 연합뉴스 kt에서 임의탈퇴 처리된 김상현. ⓒ 연합뉴스

공연 음란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김상현이 kt 위즈로부터 임의탈퇴 조치를 받았다.

kt는 최근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던 상황에서 ‘원아웃’ 규정에 따라 김상현에게 일벌백계 처벌을 내렸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음주운전, 명예훼손, 금지약물 복용, 원정도박 등 그동안 KBO리그에서 물의를 일으켰던 여러 사건사고에 대한 처벌 사례와 비추어볼 때 김상현의 죄가 더 막중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 당연히 김상현의 잘못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겠지만, 야구계 퇴출이 정답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김상현은 프로야구 인생역전 신화의 주인공이다.

오랫동안 유망주를 전전하다가 2009년 친정팀 KIA로 돌아온 이후 홈런왕과 MVP를 차지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이후 몇 년간 부침을 겪으며 ‘반짝 스타’의 한계를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김상현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역전은 음지에서 화려한 도약을 꿈꾸는 무명 선수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분명하다.

임창용은 도박 혐의로 인해 소속팀에서 방출당하고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까지 받은 뒤 친정팀 KIA를 통해 KBO리그에 복귀했다. 역시 도박혐의를 받고 있는 윤성환과 안지만은 삼성에서 여전히 정상적으로 출전하고 있다. 선수협 비리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던 손민한은 무혐의 판결과 함께 NC에서 재기에 성공, 명예롭게 은퇴했다.

이들과 김상현의 차이는 ‘속죄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이다. 김상현은 어느덧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다. 이로 인해 최근 몇 년간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설상가상 민망하고 낯 뜨거운 사건으로 도마 위에 올랐으니 이미지를 중시하는 프로에서 발붙일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차라리 혐의가 처음 적발됐을 때 사실을 인정하고 구단과 코칭스태프에도 보고한 뒤 자숙의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6월에 혐의를 저지르고 한 달 가량 사실을 은폐한 채 계속해서 경기에 출전한 부분은 야구팬들의 공분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대로 은퇴하게 되면 김상현은 MVP 출신으로 불명예 퇴출된 희대의 사례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이 모든 것이 선수 본인의 자업자득이지만 그렇다고 한 번의 잘못으로 모든 것을 잃기에는 너무 가혹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이런 사례에 대해 명확한 처벌 기준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이런 사태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처벌의 엄중함만을 강조하기 전에 다른 사례와 비교하여 형평성 있는 원칙을 수립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죄의 경중을 엄격하게 따지지 않고 여론이나 상황 논리에 따라 징계가 좌우되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

당장 김상현의 복귀 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섣부른 이야기다. 한 번쯤 마지막 기회의 여지를 남겨둘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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