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선론' 안 돼도 문재인 웃는다?
경선 이르면 여권발 공세에 오래 노출, 늦춰져도 유리
"대세론 과대평가한 것" 지적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지도부의 '6월 경선론'은 두가지 시나리오로 나뉜다. 결과적으론 조기 경선 주장이 무산되고 후보 선출이 늦어지더라도 간판급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추미애 대표는 전당대회 전부터 조기 경선의 필요성을 전면에 부각시켜왔다. 후보 선출을 일찍이 완료해 '1등 후보'를 흔들지 못하도록 내부 갈등을 봉쇄한 뒤, 당을 완벽한 대선 체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 180일 전까지 경선을 마무리 해야 한다는 당헌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아울러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경선 이후 불복 사태가 발생해 내홍이 계속됐고, 공약과 비전 제시 등 선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해 선거에 패배했다는 자평이 적지 않다. 당시 문 전 대표의 공보단장을 맡았던 우상호 원내대표는 "9월에 후보를 선출하다보니 제대로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문(친 문재인)계 일각에선 조기 경선의 폐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문 전 대표가 일찍이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경우 여당발 집중공세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져 부담도 그만큼 커진다. 또 비문계 후보군을 중심으로 경선 불공정 논란이 제기되면, 최악의 경우엔 이들이 이탈하는 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 2012년 내홍의 수순을 또다시 밟는 셈이다.
실제 김부겸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은 6월 경선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선이 앞당겨질수록 제약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당장 현직 지자체장들은 시장 또는 도지사직 사퇴를 염려해야한다. 평일근무시간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직을 그만두기엔 재·보궐 선거와 행정 공백에 대한 부담이 만만찮다.
경선 시기를 늦춰 새누리당과 비슷한 시기에 후보를 선출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새누리당은 앞서 지난 대선 경선을 8월 말에 치른 바 있어 이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따라서 6월 경선론에 반발하는 측의 주장을 수용해 당헌·당규상 경선 조항을 늦추는 방향으로 개정할 경우, 친문계는 당헌을 손질하는 데 부담이 사라져 여권의 공세를 경감하는 동시에 비문계 요구를 수용했다는 공정성도 확보하게 된다. 일각에서 추미애 지도부가 해당 내용을 염두에 두고 6월 경선을 의도적으로 주장한다는 설까지 제기되는 배경이다.
다만 이는 문재인 대세론을 과대평가한 추측이라는 목소리도 공존한다. 경선 방식에 따라 호남에서 문 전 대표의 세가 미미하게 나타날 경우 ‘새로운 바람’이 불기에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만약 흥행을 위해 지역별 현장 투표를 치르는 방식으로 정해지면 당연히 서울·수도권보다 호남에서 먼저 치러질 것”이라며 “호남에서 문 전 대표가 뒤처지면 그 바람이 다른 지역까지 거세게 몰아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남에서 밀리면 문 전 대표 본인도 쉽지 않을 거다. 소위 음모론은 이래도 저래도 문재인이 된다는 것인데, 서울지역만 투표를 했던 전당대회와 대선은 완전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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