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반기’ 하버드대 총장, 정부 보조금 중단에 급여 자진 삭감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5.15 15:42  수정 2025.05.15 17:16

트럼프 “하버드대 지원금 3조원 외에 6000억원 추가 삭감” 통보

14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보조금 삭감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자신의 급여 25%를 자진 삭감한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 ⓒ 미 하버드대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유대주의’ 근절 요구를 거부해 연방정부 보조금 지원 중단 위기에 놓인 미국 하버드대의 총장이 급여 25%를 자진 삭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다음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올해 7월 1일부터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 급여의 4분의 1을 삭감하기로 했다. 그의 구체적인 연봉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의 전임자들은 100만 달러(약 14억원) 가량을 연봉으로 수령해왔다. 이를 감안하면 가버 총장의 연봉은 다음 회계연도부터 25만 달러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연봉 자진 삭감에 나선 것은 하버드대가 받은 재정적 타격 때문으로 해석된다. 최근 연방정부 연금 보조금이 끊기면서 자금줄이 막힌 가운데 고통을 분담해야한다는 취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반유대주의 근절을 이유로 하버드대에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 등을 요구하면서 학사 운영에 적극 개입하려 했다. 하버드대가 이를 거부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22억 달러에 이르는 연방정부 보조금 지원을 중단한데 이어 13일 연방기관 지원금도 추가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내 관계부처로 구성된 ‘반유대주의 근절을 위한 합동 태스크포스(TF)’는 이날 하버드대에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에 동결했던 연방정부 보조금 지원 외에 8개 연방기관의 지원금 4억 5000만 달러를 추가 삭감한다고 통보했다.


TF는 서한을 통해 “하버드대는 캠퍼스 내 만연한 인종 차별과 반유대주의적 괴롭힘을 해결하는 데 반복적으로 실패해 왔다”라고 삭감 이유를 밝혔다. 특히 하버드대가 법학 학술지에 게재할 논문을 평가할 때 인종차별이 있었다고 TF는 주장했다.


대학 총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정부 보조금 삭감에 맞서 급여 삭감을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미 브라운대 크리스티나 팩슨 총장은 정부가 연방 지원금 5억 1000만 달러 취소통보를 받자 급여 10%를 삭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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