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은 29일(한국시각) 영국 선덜랜드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선덜랜드전에서 알렉시스 산체스와 올리비에 지루의 멀티골에 힘입어 4-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아스날은 첫 경기 리버풀전 패배 이후 리그에서 9경기 연속 무패, 더 나아가 공식 대회 14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나갔다.
이날 아스날은 평소와 같이 알렉시스 산체스를 원톱에 배치하는 전술로 선덜랜드전에 임했다. 나초 몬레알, 산티 카솔라, 시오 월콧 등 주전들의 부상 결장은 아스날에게 불안요소였다.
전반 45분 동안 아스날이 경기를 지배하는 흐름이었다. 산체스는 여러 명이 해야 할 역할을 혼자서 해냈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부터 2선으로 부지런히 내려와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는 동료들에게 정확한 패스를 공급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골까지 책임졌다. 산체스는 전반 19분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의 크로스 타이밍에 맞춰 선덜랜드의 센터백 라미네 코네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169cm 작은 키로 헤딩골을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아스날은 전반을 1-0 리드로 마치며 유리하게 끌고 갔지만 후반 초반 기동력 저하 현상을 드러냈다. 공격 템포가 떨어졌고, 공을 소유하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탁해졌다. 다소 방심하는 사이 아스날은 후반 20분 저메인 데포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선덜랜드는 무게 중심을 뒤로 내리면서 수비를 더욱 강화했고, 아스날은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이에 아르센 벵거 감독은 후반 24분 산체스를 2선으로 내리고, 장신 공격수 지루를 교체 투입하며 플랜 B를 가동했다. 스피드와 돌파 능력은 떨어지지만 제공권, 파워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 지루를 투입함으로써 단순한 공격 패턴의 변화를 통해 해법을 찾겠다는 벵거 감독의 용병술이 완벽하게 적중했다.
지루는 교체 투입 2분 만에 키어런 깁스의 크로스를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더니 이어 후반 31분 메수트 외질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으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후반 33분에는 오랜 만에 부상에서 돌아온 아론 램지가 교체 들어오자마자 산체스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며 4-1 대승에 기여했다.
특히, 주전들의 공백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경기였다. 카솔라의 공백은 모하메드 엘네니가 메웠다. 카솔라만큼의 세밀한 공격 전개를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93.8%의 높은 패스 성공률과 6개의 롱패스를 모두 성공시키는 등 허리진에 안정감을 가져다줬고, 프랑시스 코클랭과 역할 분담도 잘 이뤄졌다. 코클랭이 올라갈 때는 엘네니가 뒤를 받치고, 반대로 코클랭이 수비를 보호하면 엘네니가 적극적으로 2선까지 침투했다.
월콧 대신 선발 출전한 체임벌린은 역동적인 돌파와 정확한 크로스로 활기를 불어넣었으며, 깁스는 부지런히 상대 진영으로 올라가 알렉스 이워비가 중앙으로 이동할 때 비어있는 왼쪽 공간을 효과적으로 채웠다. 깁스는 지루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데 이어 3개의 키패스, 드리블 성공 2회를 기록했으며, 수비에서는 7개의 클리어로 공수 양면에 걸쳐 맹활약했다. 몬레알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경기력이었다.
벵거 감독의 머릿 속에는 여전히 산체스 원톱이라는 플랜 A가 있다. 하지만 플랜 A가 통하지 않으면 변화가 필요하다. 지루의 부상 복귀는 아스날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아스날은 지난 번리, 미들스브로전에서 상대의 밀집 수비와 피지컬에 막혔다. 이 두 경기는 높이를 갖춘 지루가 그리워지는 경기였다. 이번 선덜랜드전도 마찬가지였다.
2선과 3선에서 모두 뛸 수 있는 램지의 복귀도 고무적이다. 카솔라는 서서히 피지컬이 하락하는 나이에 돌입했으며, 그라니트 자카는 아직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적응 중이다. 코클랭과엘네니는 공격 전개와 침투에 이은 득점력이 다소 떨어진다.
이에 반해 램지는 또 다른 옵션을 가져다준다.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으며, 2선에 포진할 경우 많은 움직임을 통한 공간 창출을 이끌어내고 수비적인 밸런스를 맞춰줄 수 있다.
수비진의 두께도 여타 시즌과 비교해 더욱 두텁다. 엑토르 베예린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오른쪽 풀백이 없었지만 최근 칼 젠킨슨이 부상을 털고 건강하게 돌아왔다. 센터백 가브리엘 파울리스타, 롭 홀딩은 지난 주중에 열린 레딩과의 리그컵 16강전에서 무실점 수비로 안정감을 보여줬다.
항상 아스날은 플랜B 부재에 시달렸다. 하지만 올 시즌은 확실한 플랜B를 마련하며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그래서 앞으로 아스날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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