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주연의 영화 '스플릿'(split)은 도박 볼링 세계에 뛰어든 밑바닥 인생들의 짜릿하고 유쾌한 한판 승부를 담았다.ⓒ오퍼스픽처스
영화 '스플릿' 리뷰 유지태·이정현 주연
과거 볼링계의 전설이라 불리며 이름을 날리던 철종(유지태)은 교통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낮에는 가짜 석유 판매원, 밤에는 도박 볼링판에서 별 볼 일 없는 인생을 살아간다.
어느 날 철종은 볼링장에서 독특한 자세로 볼링을 치는 영훈(이다윗)을 발견하고, 영훈의 범상치 않은 집중력과 볼링 실력을 알아챈다. 이후 도박 볼링판 브로커 희진(이정현)과 함께 영훈을 새 파트너로 끌어들인다.
도박 볼링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순수한 영훈은 의욕을 잃은 채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던 철종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고, 철종은 영훈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영훈의 합류로 도박 볼링판에서 승승장구하던 세 사람은 철종과 악연으로 엮인 두꺼비(정성화)가 도박판에 가세하면서 위험한 승부에 발을 들인다.
영화 '스플릿'(split)은 도박 볼링 세계에 뛰어든 밑바닥 인생들의 짜릿하고 유쾌한 한판 승부를 담았다. 신인 최국희 감독의 첫 상업 영화 데뷔작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볼링 영화다.
최 감독은 "볼링장에 갔다가 자폐 성향의 한 남성이 웃긴 모습으로 볼링을 치는데 높은 점수를 내는 것을 보고 영화를 기획했다"며 "'세상과 단절된 볼링천재'라는 캐릭터가 영화의 시작이 됐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패배자와 허당기 있는 도박꾼이 볼링 천재를 만나 성장하는 따뜻한 이야기"라고 전했다.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주연의 영화 '스플릿'(split)은 도박 볼링 세계에 뛰어든 밑바닥 인생들의 짜릿하고 유쾌한 한판 승부를 담았다.ⓒ오퍼스픽처스
영화는 볼링이라는 스포츠가 주는 짜릿한 쾌감을 극대화했다. "안 가본 볼링장이 없었다"는 최 감독의 말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볼링장부터 철거되기 직전의 허름한 볼링장, 최근 유행하는 화려한 볼링장 등 각기 다른 특징과 분위기의 볼링장을 배치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공이 굴러가야 할 곧게 뻗은 레인 위에 도박꾼들이 모여 앉아 돈다발을 던지며 볼링 경기를 관전하는 장면은 흔히 봐왔던 볼링장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묘사해 도박 볼링의 세계로 관객들을 데려간다.
바쁘게 움직이는 각종 장비와 기계들, 세차게 흩어지는 볼링핀들, 통쾌한 소리로 볼링핀을 통과하는 볼링공은 비주얼, 사운드 효과 등을 만나 스릴 넘치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레인 너머의 기계실, 볼링핀이 세워지는 과정, 볼링공이 굴러 들어가는 장면 등 새로운 장면들이 영화의 묘미를 더한다.
영화의 미덕은 스포츠영화의 본분을 잊지 않으면서도 한 인간의 성장기를 적절하게 다뤘다는 점이다. 밑바닥 인생을 살며 근근이 살아가던 영훈이 자폐 성향의 영훈을 만나 변하고, 희망을 품는 과정을 담담하고 매끄럽게 보여준다. 탄탄한 이야기와 보는 재미, 빠른 전개가 잘 맞물린 오락 영화다.
볼링에서 '스플릿'은 첫 번째 투구에 쓰러지지 않은 핀들이 간격을 두고 남아 있는 것을 뜻한다. 스플릿이 나면 보통 큰 실수를 범했다고 하는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삶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영화 '스플릿'이 보여주는 셈이다.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주연의 영화 '스플릿'(split)은 도박 볼링 세계에 뛰어든 밑바닥 인생들의 짜릿하고 유쾌한 한판 승부를 담았다.ⓒ오퍼스픽처스
스포츠영화가 주는 특유의 재미와 따뜻한 성장기가 잘 버무려진 건 배우들 덕이다.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누구하나 치우치거나 삐걱거리지 않는다. 매끄러운 연기력으로 균형을 잡아줬다.
밑바닥 인생을 연기한 유지태는 "볼링을 소재로 해 신선했고, 그간 나온 도박 영화에 없는 참신한 장면이 많아서 출연을 결정했다"며 "빈틈이 많아 보이는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지태는 캐릭터를 위해 4개월 동안 볼링 연습에 매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영화는 제작비가 25억 정도 들어간 중급 영화"라며 "대작에만 관심을 갖는 한국 영화계에서 감독의 창의성이 넘치고, 배우들이 똘똘 뭉친 '스플릿' 같은 영화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우울한 캐릭터만 맡아온 이정현은 밝은 캐릭터를 맡아 연기 변신을 했다. 그는 "이렇게 명랑한 캐릭터를 맡게 돼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순정', '싸우자 귀신아', '후아유-학교2015' 등에 출연한 이다윗은 영훈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영화가 도박영화임에도 따뜻한 분위기를 띨 수 있었던 건 이다윗이 연기한 맑고, 따뜻한 영훈 덕이다. 이다윗은 관련 영화,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면서 오랜 시간 캐릭터를 연구했으며 볼링 자세 연습에만 한 달가량 매달렸다.
스크린, 무대, 브라운관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 중인 정성화는 악역 두꺼비로 분해 소름 끼치는 비열한 연기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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