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기성용, 슈틸리케호 구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 김평호 기자

입력 2016.11.16 09:59  수정 2016.11.16 09:59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 나선 기성용.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홀로 중원 장악
거친 몸싸움과 제공권에서 우위 점해


캡틴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슈틸리케호를 수렁에서 건져 올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로써 한국은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 우즈벡(3승2패, 승점 9)을 따돌리고 2위 탈환에 성공했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이날도 기성용의 존재감은 묵직했다. 앞서 캐나다전에서 중원에 한국영-정우형 조합을 내세운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벡전에는 4-1-4-1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기성용에게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겼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인 만큼 좀 더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가동했고, 공격력을 갖춘 기성용에게 공수 조율까지 기대한 것이다.

다소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었던 기성용이지만 맡은 바 임무를 200% 완수했다. 특히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기성용의 파이터 기질이 발휘됐다.

이날 기성용 중원에서 상대와 적극적인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공을 탈취했다. 마치 셀틱 시절 거칠기로 유명한 스코틀랜드리그서 살아남기 위해 유럽 선수들과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때로 돌아갔다.

무엇보다 큰 신장(188cm)에도 약점을 안고 있었던 헤딩도 이날은 필사적이었다. 상대와의 경합을 통해 전반에만 세 번의 헤딩볼을 따내며 모처럼 키 값을 했다.

폭 넒은 활동량도 자랑했다. 전반 20분 오버래핑을 나간 김창수의 뒷공간을 우즈벡이 파고들자 잽싸게 나타나 몸싸움을 통해 공 소유권을 가져왔다.

공격에서는 전매특허인 패싱 능력을 뽐내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후반 8분 기가 막힌 롱패스가 페널티박스로 쇄도하는 손흥민에게 정확하게 연결됐고, 슈팅까지 이어졌다.

수비 실수로 전반을 0-1로 뒤진 한국은 기성용의 헌신과 파이팅에 힘입어 결국 역전에 성공했고,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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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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