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집어삼킨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에는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연세대)가 구설에 휘말렸다. 지난 2014년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한 사실과 이후 대한민국 체육대상을 수상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손연재는 2014년 11월 차은택 씨 주도로 진행된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했다. 늘품체조 시연회를 주도한 차 씨는 알려진 대로 ‘최순실 게이트’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현재 검찰에 구속된 상태다.
문제의 늘품체조 시연회는 차 씨가 정부의 예산을 받아 진행한 행사로 당시 손연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시를 받은 대한체조협회 요청에 따라 양학선 등 몇몇 체조 선수들과 함께 문제의 행사에 참여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은 손연재가 올해 1월 대한체육상 대상을 수상한 대목.
손연재는 최순실 측근으로 알려진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부임한 이후인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대한체육회 체육상을 수상했는데 올해 1월에는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수상했다.
수년 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에게 주어진 대한체육회 체육상 대상을 올림픽 메달이 없는 손연재가 수상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손연재의 소속사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다운이 됐고 손연재의 개인 SNS에는 손연재의 해명을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글과 비난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손연재 소속사 갤럭시아SM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손연재가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하게 된 과정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와 대한체조협회를 통해 시연회 참석요청 공문을 보냈다”면서 “체조선수로서 국민에게 좋은 체조를 알린다는 취지로 참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대한체육회 스포츠영웅 리스트와 체육상 대상은 관계가 없다”며 “체육상은 그 해에 가장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주는데 손연재는 지난해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와 아시아선수권에서 3관왕을 차지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해명했다.
2016년 1월 수여된 대한체육회 대상은 2015년을 한해를 기준으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스포츠 선수에게 시상했는데 2015년에는 아시안게임도 올림픽도 열리지 않았다. 2015년 국내에서 열린 가장 큰 국제 종합 스포츠 이벤트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였다.
또 손연재가 대상을 수상한 2016년 1월 대한체육회 체육상 시상식에서 대상 다음인 경기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선수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육상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16)을 세운 김국영(광주시청)과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종합 1위에 오른 최민정(서현고)에게 돌아갔다.
누구에게 대상을 주고 누구를 최우수상을 주던 크게 이상할 것이 없는 구도였다.
손연재를 둘러싼 의혹 역시 개연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 데일리안DB
한편으로 보면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과 관련해 손연재에게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앞서 개인일정을 이유로 늘품체조 시연회에 불참했던 김연아가 2015년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에서 제외된 상황과 대비되어 더 크게 부각된 면이 있다.
물론 김연아는 올해 대한체육회 ‘스포츠 영웅’에 선정됐지만 늘품체조 시연회가 있었던 시점과 가장 가까운 스포츠 영웅 선정 시기가 작년이었고, 스포츠 영웅 선정을 위한 네티즌 투표에서 김연아가 80%를 훌쩍 뛰어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도 스포츠 영웅에 선정되지 못한 것은 분명 ‘괘씸죄’ 때문이라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손연재의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과 대한체육상 대상 수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심하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이 수영스타 박태환에게 2016 리우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라고 협박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에 비춰 보면 손연재를 둘러싼 의혹 역시 개연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어떤 의혹을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형태가 선수 개인의 SNS에 온갖 인신공격과 폭언을 퍼붓는 사이버 테러를 방불케 하는 폭력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손연재 개인에게 의혹에 대한 해명 내지 그 무언가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손연재 개인 차원에서 문제의 사안에 대해 책임을 질 만한 행동을 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그야말로 기초적인 정황뿐이다.
지난 몇 주간 서울 광화문에서 수백만 명의 국민이 모인 가운데 열린 촛불집회가 그 정당성을 부여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비폭력 평화시위였기 때문이라는 점 때문이다. 시위나 항의의 공간이 거리와 광장이 아닌 사이버 공간이라 할지라도 이와 같은 원칙에는 달라질 것이 없다. 현실의 공간에서든 사이버 공간에서든 폭력은 그저 폭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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