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11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1라운드에서 클럽 아메리카에 1-2 역전패 했다. 준결승전 진출에 실패한 전북은 오는 14일 오사카에서 5~6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전북은 북중미의 강호 클럽 아메리카를 상대로 내용상 상당히 선전했다. 변형 스리백 전술과 조직적인 역습 플레이를 통하여 아메리카를 끊임없이 압박했다. 전반 23분 김보경이 선제골을 넣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전북 쪽이었다. 이후로도 전북은 수차례 아메리카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전북의 상승세는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들어 교체카드를 잇달아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한 아메리카는 13분 교체투입된 미겔 아로요가 올려준 크로스를 쇄도하던 실비오 로메로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전북의 골문을 흔들었다.
후반 29분엔 세트피스 상황에서 아로요의 코너킥이 이재성의 머리를 맞고 흐른 공을 다시 로메로가 슈팅으로 연결하며 역전을 일궈냈다. 로메로의 슛이 수비에 가담한 김신욱의 다리를 맞고 굴절되는 등 전북 입장에서는 운도 따르지 않은 경기였다.
양 팀의 승부를 가른 차이는 명확히 개인능력에서 갈렸다. 전북은 조직적인 팀플레이에서는 분명히 아메리카보다 앞섰다. 그러나 개인기나 경기를 풀어나가는 노련미에서는 아메리카가 훨씬 더 뛰어났다.
2골 모두 아메리카는 조직적인 플레이보다는 사실상 선수들의 개인능력에 의하여 만들어낸 골이었다. 일대일의 대결 상황에서는 전북 선수들이 번번이 뚫리기 일쑤였고, 킥과 패스의 정교함에서도 아메리카 선수들이 더 능숙했다.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최대한 볼을 여유 있게 간수하며 경기를 풀어가는 노련미에서도 밀렸다.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고 하지만, 뛰어난 개인들이 모인 팀이라면 더 강할 수밖에 없는 게 진리다.
이날 아메리카는 북중미의 멕시코 소속이지만 선수구성은 파라과이-에콰도르-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 출신 선수들의 비중이 대단히 높았다. 국가대표 출신도 여러 명이 포진해있었다. 남미 선수들의 특징기도 한 화려한 발기술과 적극적인 투쟁심 앞에서 전북은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어쩔 수 없는 아시아 축구 와 세계의 수준차를 확인시켜준 장면이기도 했다. 전북도 아시아 챔피언이자 K리그 올스타급의 선수구성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아시아를 벗어난 국제무대에 나섰을 때 전북 선수들의 개인능력은 한계를 드러냈다. 아메리카처럼 경기내용이 좋지 않더라도 개인의 역량으로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K리그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을 여러 차례 배출했지만 클럽월드컵에서는 번번이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근본적인 원인을 돌아봐야할 부분이다. 개인능력의 향상 없이 직력만으로 세계무대에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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