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외야 딜레마’ 한화 김성근 감독, 묘수 있나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입력 2017.01.09 07:59  수정 2017.01.10 11:56

최진행과 김경언 배치하기에는 불안

이용규 역시 적지 않은 나이라 부담

최진행과 김경헌에게 코너 외야를 오롯이 맡기기에는 수비가 불안하다.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타선의 면면은 상당히 화려하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이용규-정근우를 필두로 김태균, 로사리오, 송광민의 강력한 중심타선, 김경언, 이성열, 하주석 같은 타자들이 뒤를 받친다. 노쇠화한 포수진이 약점이긴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름값만 따지면 리그 상위권을 차지해도 부족함이 없지만, 지난해 한화의 팀타격은 하위권을 전전했다. 2016시즌 한화의 팀OPS는 0.793로 리그 7위였다. 이용규, 정근우, 로사리오, 김태균, 송광민 등 규정타석을 채운 다섯 명의 걸출한 타자가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결과는 충격적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15시즌 한화 타선의 중심이던 김경언, 최진행의 부상과 부진은 예상치 못한 악재였다. 이들이 올해 완벽한 몸상태로 한화 타선에 가담한다면 타선의 짜임새는 2016년에 비해 훨씬 나아질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이런 가정이 현실화되더라도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수비의 악화. 김경언과 최진행은 수비력이 그리 좋지 못한 코너 외야수들이고, 외야수보다는 지명타자로 활용되는 것이 팀 전력에 도움이 되는 타자들이다.

하지만 1루수 또는 지명타자를 맡게 될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의 잔류로 인해 이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외야수로 기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2016시즌 팀 OPS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김경언, 최진행 이 둘의 수비는 좌익수 이외의 다른 포지션을 맡기에도 부족함이 있다. 둘 모두 건강하다는 가정 하에 좌익수 한 자리에 김경언과 최진행, 추가로 이성열을 공존해서 써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해결책으로는 김경언을 우익수로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실제로 김경언은 2016년 384.0이닝, 2015년 400.1이닝을 소화하며 우익수 포지션을 소화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양성우와 장민석이 주로 출전했던 코너 외야수 자리를 김경언과 최진행으로 대체한다면 타선은 한층 더 강해질 수도 있다.

수비력의 약화는 피할 수 없다. 양 코너 외야에 리그 하위권 수비수를 배치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물론 수비범위가 넓은 중견수 이용규가 있지만 그의 나이도 어느덧 33세라 체력관리가 필요하다. 이용규만 믿고 공격 위주의 라인업을 짰다가는 양 코너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결국 현장에서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하는 문제다. 공격과 수비, 어느 쪽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한화 타선과 수비는 확연히 달라진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김경언과 최진행를 번갈아가며 선발로 기용하고, 남은 타자는 대타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코너 외야 한 자리를 김경언이나 최진행이 맡음으로서 타선에 좀 더 무게감이 실리게 된다.

2015년 OPS 0.9 이상을 기록하며 한화 타선의 한 축을 이루던 김경언과 최진행이 돌아오는 것은 분명 호재다.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가 고민이지만 기용 자체가 어려웠던 지난 시즌에 비하면 행복한 고민이다. 공수에서 장단점이 뚜렷한 이들을 어떤 형태로 기용할지 김성근 감독의 선택이 주목된다.


글: 최광준/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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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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