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의 유럽도전, 서둘러서는 안 되는 이유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12.30 13:26  수정 2016.12.30 13:26

프랑스 1부리그 하위권 디종의 관심

임대보다는 완전 이적으로 가야

올 겨울 유럽진출을 노리는 권창훈. ⓒ 데일리안DB

프로축구 수원 삼성에서 K리그 정상급 미드필더로 거듭난 권창훈은 더 큰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올 겨울 유럽행을 갈망하고 있다.

권창훈은 올 겨울 현재 유럽과 중동 구단들도부터 오퍼를 받았지만 일단 유럽행을 우선순위로 검토 중이다. 현재 프랑스 르샹피오나(1부리그) 디종이 유럽 구단 중 가장 적극적으로 권창훈의 영입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디종의 제안이 완전히 이적이 아니라 임대 계약이라는 점이다. 디종은 권창훈의 임대 이적료와 연봉을 묶어 100만유로(약 12억6000만원)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 구단은 일단 원칙적으로 권창훈의 유럽행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조건에서 임대보다는 완전 이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 시즌 수원 미드필드진의 핵심 전력이던 권창훈을 이적시키면서 디종 정도의 제안은 수원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과거 K리그를 통해 유럽무대에 진출한 선수들의 사례를 비교해 봐도 디종은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을 제안했다.

하지만 구단의 바람과는 달리 권창훈은 디종 임대에 관심을 보이는 것처럼 보인다. 축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권창훈이 올 겨울 해외진출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고 반드시 유럽에 나가겠다는 목표의식이 확고하다.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권창훈은 어느덧 내년이면 24살이 되는 만큼 더 지체하다가 자칫 유럽진출의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그러나 유럽행은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서두른다고 해서 좋을 것이 없다.

디종은 지난 시즌까지 2부리그에 머물다가 2016-17시즌 처음 1부리그로 승격한 팀이다. 1998년에 창단할 정도로 구단의 역사도 짧은 편이다. 전반기까지는 4승 7무 8패(승점 19)를 기록하며 15위에 머물고 있다.

권창훈 같은 국가대표급 선수가 굳이 헐값에 임대를 가서라도 꼭 뛰어야 할 만큼 조건이나 환경이 매력적인 팀은 아니다. 이는 K리그의 위상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유럽축구의 겨울 이적시장은 즉시전력감 선수들을 필요로 한다. 임대 선수는 적응기를 기다려줄 틈도 없이 몇 경기 쓰다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향후 출전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권창훈도 해외 진출시 임대보다는 완전 이적, 겨울보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신중히 소속팀을 고르는 게 낫다.

많은 선수들이 유럽무대에 대한 장밋빛 꿈을 안고 도전하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서 실패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도전에 대한 열망은 좋지만 그렇다고 권창훈 스스로가 쫓기듯이 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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