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 삼성, 암흑기와 리빌딩 사이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7.01.03 05:55  수정 2017.01.03 07:15

지난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9위 성적표

전력 약화된 2017시즌 암흑기의 시작?

김한수 신임 감독이 삼성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는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전통의 강호다.

프로야구 원년 이후 35년간 간간이 포스트시즌에 떨어진 경우는 있었지만 전력 자체가 약체로 평가받았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

최장기간 가을야구 탈락이 1994년부터 1996년까지 3년 연속이었지만, 이후 2시즌 연속 가을야구와 멀어진 적은 없다. 오히려 2000년대 들어 한국시리즈 우승만 7차례나 차지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왕조로 군림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을 9위로 마쳤다. 2009년 이후 7년만의 가을야구 탈락이자 창단 이래 최악의 순위였다. 전년도까지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 및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빛나는 강팀이 불과 1년 만에 급격히 추락한 결과였기에 팬들이 받은 충격도 컸다.

과거의 삼성이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공격적인 투자로 스타 선수들을 싹쓸이하며 ‘돈성’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로는 외부 영입 없이도 내부 육성과 인프라 확충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FA 영입 같이 눈에 보이는 비용만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야구단에 투자를 해왔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하지만 삼성은 최근 몇 년간 부자 구단이라는 과거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투자가 급격히 위축됐다. 운영 주체가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측면도 있지만 이미 이전부터 야구단에 대한 관심이 과거에 비해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단순히 투자만 줄어든 것이 아닌 장기적인 비전이 실종되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야구팬들에게 ‘삼성 리빌딩’이라는 단어는 생소한 표현에 가깝다.

물론 1990년대 백인천 감독 시절이나 2000년대 후반 선동열 감독 시절에도 세대교체의 과도기는 있었다. 하지만 당시는 삼성의 유망주 팜이 지금보다 두텁던 시절이고 구단 역시 마음만 먹으면 외부에서 얼마든지 즉시전력급 선수들을 영입해올 수 있었다.

삼성은 지난해 성적 하락보다 우승 주역들의 연이은 이탈로 왕조가 사실상 해체된 측면이 더 큰 충격이었다. 구단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이 한 해 성적 부진으로 재계약에 실패했고, 최형우를 비롯해 차우찬, 박석민, 오승환, 안지만, 임창용 등 삼성 시대를 빛낸 주역들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그리고 삼성은 김한수 신임 감독을 선임하며 미래를 대비한 리빌딩을 선택했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외부 FA 이원석·우규민을 영입했지만 최형우·차우찬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여기에 보상 선수로 강한울, 이승현을 데려왔지만 또 다른 즉시전력감으로 꼽히는 이흥련과 최재원을 내줘야했다. 이로 인해 초보 사령탑인 김한수 감독은 현장 능력에 대한 평가를 받기도 전에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야했다.

삼성은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시즌을 보내야한다. 벌써부터 삼성 역사상 최약체팀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이 삼성 야구사에 있어 암흑기의 시발점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출발을 위한 분수령이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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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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