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시작되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 선정을 놓고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선수들의 부상과 차출 난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팀에서 오승환의 합류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오승환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해외 원정도박 파문에 연루된 것이 문제가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승환에게 한국프로야구 복귀 시 72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여론을 의식해 지난해 발표한 1차 엔트리에서도 오승환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올겨울 유난히 악재가 겹쳤다. 에이스 김광현(SK)과 마무리 이용찬(두산)이 연이은 부상으로 대표팀에 하차했다. 메이저리거 강정호(피츠버그)가 음주 뺑소니에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으로 역시 대표팀 합류가 어려워졌다.
이밖에도 적지 않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데다 메이저리거들은 소속팀들의 반대로 차출 여부에 불투명하다. 우수한 선수 하나가 아쉬운 상황에서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 오승환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오승환의 발탁은 국내에서도 찬반 여론이 엇갈린다.
최근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나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공개적으로 오승환의 대표팀 발탁을 지지했다. 오승환이 대표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법적인 징계도 받은 마당에 굳이 대표팀에 부르지 않아야 할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오승환을 대표팀에서 제외했다가 다시 불러들인다는 것은 말 바꾸기 논란에 휘말릴 소지가 크다. 법적인 문제가 없으니 오승환을 발탁하는 것이 정당화된다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형평성의 문제도 있다.
오승환 역시 메이저리거 신분으로 소속팀 동의 없이 차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섣불리 불렀다가 무산된다면 체면만 구길 수도 있다.
차라리 이 기회에 과감한 세대교체를 시도하자는 주장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최고의 선수들이 나설 수 없다면 일본처럼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해 미래를 대비하자는 주장이다. 오승환도 35세로 2~3년 뒤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번 대표팀은 90년대생 선수가 2명밖에 없다. 젊은 선수들을 일찌감치 중용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서도 세대교체가 한참 늦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장고에 들어갔다. 대표팀의 엔트리 개편은 일단 이달 초 예정되어있지만 최종엔트리 제출은 내달 6일까지라 서둘러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
여론의 반응과 소속팀의 차출 동의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복잡하게 걸려있는 만큼, 오승환의 발탁 논란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부르고 싶지만 부른다고 된다는 보장도 없고, 안 불러도 논란이 될 오승환의 행보는 WBC 대표팀의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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