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경영’ 한발 앞선 조원태·초조한 박세창
조원태 ‘사장 승진’으로 그룹 경영 보폭 커져
박세창, 경영승계 마지막 퍼즐 ‘금호타이어 인수’ 집중
조원태 ‘사장 승진’으로 그룹 경영 보폭 커져
박세창, 경영승계 마지막 퍼즐 ‘금호타이어 인수’ 집중
재계 라이벌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3세 경영’이 동시에 주목 받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실 사장은 1975년생 동갑내기로 현재까지 착실한 경영수업을 받으며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조원태 사장이 최근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영향력을 키운 반면 박세창 사장은 금호타이어 인수라는 과제가 남으면서 그룹 내 비슷한 입지를 다져오던 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조원태 사장, 지난해 영업익 1조원 달성 ‘승승장구’
한진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지난 11일자로 조 사장을 대한항공 총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이로써 조 사장은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는 부친 조양호 회장과 각자 대표체제로 대한항공을 이끌게 됐다.
재계에서는 조 사장이 2015년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이사, 지난해 3월 대한항공 대표이사, 4월 진에어 대표이사에 오른 것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이번 인사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사장으로 임명된 것은 사실상 한진그룹의 3세 경영승계의 마무리작업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조원태 사장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향후 행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원태 사장은 예전부터 부친인 조양호 회장의 믿음 아래 실질적인 경영의 주체로서 대한항공을 전면에서 이끌어왔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조 사장의 경영 보폭이 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역대 사장 중 처음으로 3연속 연임에 성공했던 지창훈 사장이 비상근 고문으로 물러난 반면 우기홍 여객사업본부장(전무)과 이수근 정비본부장 겸 왕산레저개발 대표(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 사장은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오른 첫 해인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며 3세 경영 입지를 강화했다. 대한항공의 1조원 클럽 가입은 지난 2010년에 이어 6년 만이다.
다만 한진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협하는 요소인 조종사노조 파업 장기화, 대한항공 재무구조 개선 등 리스크 관리가 사장 취임 이후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인수전, 박세창 사장 경영승계 ‘터닝포인트’
반면 박세창 사장은 그동안 다져놓은 그룹 내 입지에도 금호아시아나 그룹 재건이라는 과제에서 자유롭지 못해 초조한 입장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 1월 금호아시아나의 핵심사업을 진두 지휘하는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했다. 오랜기간 몸담았던 금호타이어를 떠나 그룹 경영에 전면으로 등장한 것이다.
또 지난해 8월에는 그룹의 새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의 등기이사로도 선임되며 그룹 내 입지를 더욱 굳혔다.
그럼에도 박 사장이 현재 떠안은 최대 과제는 ‘금호타이어 인수’다. 박 사장은 지난 2014년 5년 만에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을 이끌었다.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네이밍 스폰서로 엑스타 레이싱팀을 창단하며 세세한 부분까지 챙긴 바 있어 금호타이어를 향한 애착은 남다르다.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은 지난 12일 마무리됐으며 다음 주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 성패에 따라 박 사장의 경영 능력도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박 사장은 박 회장의 지시로 ‘4차 산업혁명’ 태스크포스(TF)를 지난해 11월부터 이끌고 있다. 아시아나세이버와 그룹 내 IT 전문기업 아시아나IDT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DNA를 그룹 각 계열사에 전파하며 역량을 펼쳐 보이겠다는 의지다.
이외에도 올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와 에어서울의 시장 안착 등 과제 수행 여부가 경영승계의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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