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배성우 "호감킹? 밝은 성격 덕분"

김명신 기자

입력 2017.01.25 07:30  수정 2017.02.01 12:13

뮤지컬 연극 무대 이어 스크린 장악

캐릭터 구출하며 신스틸러 맹활약

뮤지컬 연극 무대 이어 스크린 장악
캐릭터 구출하며 신스틸러 맹활약

배우 배성우가 충무로 신스틸러로 맹활약 하고 있다. ⓒ 데일리안DB

‘다작 요정’으로 등극한 배우 배성우. 하지만 그는 단순히 다작만 하는 배우가 아닌, 뮤지컬로 데뷔한 후 연극과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내공을 쌓은 진정한 ‘신스틸러’다.

“정말 감사한 일이요. 함께 작업한 배우들로부터 ‘다시 작업을 하고 싶은 배우’로 꼽힌다는 것은 정말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밝고 긍정적인 편인데 덕분에 그런 평가를 얻는 거 같아요.”

배성우는 캐릭터를 씹어 먹는 배우로 유명하다. 시나리오로 표현된 밋밋한 캐릭터는 그의 표정 연기와 안정적인 톤이 어우러져 또 다른 캐릭터로 재탄생 된다. 때문에 감독이나 배우들이 선호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서울 삼청동 모 카페에서 만난 배성우는 “다작킹은 아니다. 요즘에는 소작농”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 만큼 작품 속 그의 분량은 현저히 늘어났고, 다작을 할 수 있는 스케줄이 허용되지 않았다.

“매 작품이 그렇지만 시나리오가 좋고, 배역이 매력적이면 출연하죠.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가 선택하는 것이 아닌 불러주시는 곳에 감사하며 출연해야 했어요. 물론 지금도 선택이 아닌 캐스팅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요. 그렇다보니 다작을 했다는 평가도 있는 거 같아요. 하지만 작년에는 2편만 했거든요. 다작킹이 아닌 소작농이랍니다.”

자세를 낮추는 답변이었지만 그의 속내는 달라진 입지에 따른 것이었다. 단역 위주로 출연할 때는 다양한 작품 활동이 가능했지만 이후 신스틸러로 입지를 다지면서 분량이 증가했고 한 작품 한 작품 촬영 참여 시간이 길어진 탓이었다.

배우 배성우가 충무로 신스틸러로 맹활약 하고 있다. ⓒ NEW

이번 영화 ‘더 킹’에서 역시 정우성의 오른팔 양동철 검사 역으로 출연한 배성우는 정우성 못지 않은 분량으로 극의 또 다른 중심축을 이끌었다. 양동철은 박태수(조인성)와 한강식(정우성)의 커넥션과 갈등, 이후 극의 마무리까지 이들 사이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로 그려진다. 필요에 의해 태수에게 접근할 때와 이후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태수와의 갈등까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소화해내며 ‘역시 배성우’라는 탄성을 자아낸다.

“극중 다양한 상황이 펼쳐지다 보니 정말 많은 연기 경험을 한 작품인 거 같아요. 감독님은 저의 실제 모습을 투영했다고 하셨지만 농담이시구요. 실제 모습은 양동철 같진 않아요. 즐겁게 잘 놀고 밝은 정도? 하하. 그 어느 작품보다 참여한 시간이 많았고, 감독님과 친분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낀 작업이었어요. 특히 제 연기에 대해 많이 부족함을 느꼈죠.”

‘신스틸러’ ‘다작킹’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자신의 연기력을 낮게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배성우는 “내가 연기를 함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바로 관객들의 느낌”이라며 관객을 배려한 연기에 치중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연기를 잘 해도 관객들이 보기에 불편하다면 그건 캐릭터 설정을 잘못했다는 것이다. 편하게 잘 볼 수 있는 연기를 해야한다는 것이 배성우의 연기관이었다.

“관객들의 평과는 달리, 대본을 보고 연기한 입장에서 많은 아쉬움과 부족함을 느꼈어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대사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커피숍에서 박장대소 했거든요. 너무 웃겨서 소리 내 웃다가 민망해지기도 했어요. 진짜 한재림 감독이 미쳤구나 싶더라구요.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사실 ‘더 킹’은 취향을 타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단순 재미가 아닌 코미디도 평범하지 않은 그런 유니크함이랄까요. 감독이 정말 표현을 잘 한 거 같아요.”

배우 배성우가 충무로 신스틸러로 맹활약 하고 있다. ⓒ NEW

영화 ‘더 킹’은 권력을 탐하는 박태수와 상위 1% 검사 한강식을 둘러싼 이야기가 바탕을 이루고 있지만 그 안에서는 일련의 사건보다는 박태수라는 삶을 통해 현대사를 관통시킨다. 타 영화에 비해 메시지가 직접적이고 강렬할 수 밖에 없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한재림 감독은 풍자와 비틀기로 특유의 웃음 코드를 뽑아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배성우는 “대본 보다는 영화 메시지가 강해진 거 같다. 실화가 아닌데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이 잘 배치됐다는 게 흥미러웠고, 현대사를 통찰력 있게 바라보고 있었다”면서 “뻔한 복수가 아닌, 그들에게 배운 그대로 돌려준다는 점에서 더 과감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더 킹’이 차별되는 이유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강식과 더불어 비열한 캐릭터를 그려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시선에 따라, 간신이기도 하고 충신이기도 하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권선징악이 아닌 엔딩에 대해 “그게 현실”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그렇기에 영화 속 엔딩 역시 전혀 이상하지 않은, 다른 시각을 표출하기도 했다.

“양동철은 어렵게 자라지 않았어요. 부장 판사가 되는 날까지 힘들거나 어려운 일을 겪지 않았죠. 그런 그가 왜 그렇게 질적으로 망가질 수 밖에 없었을까요? 풍요롭게 자랐다고 해서 꼭 정상적이지만은 않은 거 같아요. 그러면서 처음 겪는 위기에 그를 대처할 만한 능력이 없었던 거죠. 한 번에 무너지면서 겪는 심적 폭발이라고 해석해야 할까요. 지식인의 몰락.”

자신만의 연기 색깔과 해석력을 언급하면서 그가 왜 이 시대 최고의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하게 됐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천진난만한 웃음과 항상 감사하는 성격이 배우 배성우와 인간 배성우의 인기 척도가 됐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지방 촬영에서 숙소를 같이 쓰다 보니 배우들과 많이 친해졌어요. 술 한잔 기울이면서 항상 했던 이야기는 ‘좋은 영화를 보여주자’였어요. 그랬기에 현장 몰입감이 대단했던 작업이었어요. 이런 작업 현장을 또 만날 수 있을지, 다음 작품을 무엇을 해야 할 지 벌써부터 고민이랍니다. 멜로를 좋아하긴 하는데 여배우 분들이...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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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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