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FA 수집액’ 한화 이어 엘롯기..얼마나 퍼부었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7.01.31 06:13  수정 2017.01.31 06:14

한화 334억 지출로 10개 구단 중 최다

SK, 한화의 10분의 1 지출하며 최저

KBO리그 최근 10년 외부 FA 투자금액. ⓒ 데일리안 김윤일

외부 FA는 '즉시전력감'이라는 수식과 함께 큰 기대를 모으며 유니폼을 갈아입는 선수들이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KIA로 이적한 최형우가 사상 첫 100억 원(4년)의 벽을 허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리고 1년 전에는 다시 삼성에서 이적을 택한 박석민이 NC 유니폼을 입으며 당시 역대 최고액인 4년간 96억 원을 받아냈다.

그렇다고 외부 FA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FA 제도가 도입되고 2000년대 중후반까지 외부로부터 수혈된 FA들의 대부분은 약속이라도 한 듯 부상 또는 부진으로 ‘먹튀’라는 오명을 써야 했다.

지금도 ‘먹튀’ FA는 여럿 존재하지만, 롱런이 가능해진 최근 들어서는 선수들의 의식 변화와 맞물려 ‘모범 FA’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모범 FA’의 시작은 역시나 2008년 롯데로 이적한 홍성흔과 LG 유니폼을 입은 이진영, 정성훈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성공사례로 각 팀들은 좀 더 공격적으로 베팅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0년간 FA 자격을 얻은 뒤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는 모두 39명이다. 한화가 8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들을 수혈했고, 롯데가 6명, 그리고 LG와 NC가 나란히 5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넥센은 단 1명 영입에 그쳤으며, 삼성과 두산, SK도 2명만을 새로 들였을 뿐이다.

외부 FA를 데려오는데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한 구단 역시 한화 이글스다. 한화는 지난해 정우람(4년 84억 원)을 필두로 정근우(70억), 이용규(67억) 등의 대어급은 물론 준척급 선수들도 다수 영입하며 무려 334억 원을 지출했다. 결과는 9년 연속 가을 야구 실패. 외부 영입이 큰 효과가 없었다는 셈이다.

한화에 이어 엘롯기가 2~4위에 위치한다. FA 시장의 대표적인 큰 손이었던 LG는 올 시즌 구단 역대 최고액인 95억 원을 차우찬에 안기는 등 지난 10년간 229억 6000만 원을 투자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LG의 가을 야구가 가능해진 가장 큰 요인 FA 수혈이 아닌 리빌딩이 첫 손에 꼽힌다.

롯데는 손승락(60억 원)을 제외하면 2~30억 원대 선수들을 꾸준하게 영입하며 223억 원을 썼다. 하지만 아쉽게도 홍성흔을 제외하면 성공작이 단 1명도 없어 실패한 투자로 귀결되고 있다.

KIA는 대량 구매 대신 선택과 집중을 노렸다. 김주찬과 이범호, 이대형 모두 KIA 유니폼을 입고 뛰어난 성적을 냈던 선수들이며, 100억 사나이 최형우가 다시 한 번 성공 신화를 쓰려한다. KIA 외부 FA 지출액은 222억 원.

과거 왕조였던 SK와 삼성도 주목할 만하다.

SK는 지난 10년간 임경완과 조인성만을 영입했는데 고작 30억 원만을 투자했을 뿐이다. 한화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액수다. 그렇다고 내부 FA 단속을 철저히 했던 것도 아니다. SK는 최정과 김광현 등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잡긴 했지만 정대현, 이승호, 정근우, 정우람 등 왕조의 주축 대부분이 빠져나갔다. 더욱 놀라운 점은 내부 FA들이 다른 팀으로 빠져나가며 받아온 보상금이 외부 FA 지출액보다 크다는 점이다.

외부 FA 영입을 꺼렸던 삼성은 올 시즌에야 우규민, 이원석을 데려오며 92억 원을 지출했다. 바뀐 기조가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볼 부분이다. 한편, 넥센은 지금까지 단 1명만을 영입했는데 바로 ‘FA 거품’의 발원지라 불리는 이택근(4년 50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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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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