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진보냐 보수냐 질문에 "진영논리로 가는것보다..."
"한가지 진영 논리로 가는 것보다는 사안별로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중요하다"
인명진, 개헌 주장에 "총장님이 말한 것과 거의 대동소이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새누리당 당사를 방문해 "한가지 진영 논리로 가는 것보다는 사안별로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또 다시 모호한 '반반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반 전 총장은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를 찾아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반 총장이 진보냐 보수냐는 말이 많다"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 사회는 병들었다. 고치고 새로 치유하는 그런 과정이 지금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에 헌신하고 당리당략이나 이런 것을 초월해서 국민 위해서만 일하는 데 집중하자"고 말했다.
그는 패권정치·패거리 정치를 거듭 비판하며 "(이것 때문에) 국민이 분노하고 실망하고 있다. 내가 대통합을 해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대타협이 중요하다"며 "누구든지 기득권을 내려놓고 힘을 합치자"고 강조했다.
이날 반 전 총장과 인 비대위원장은 개헌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같이했다. 반 전 총장이 "(어제 제안한 개헌추진협의체에) 동의하는 정파끼리 모여서 하자. 새누리당도 거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하자 인 비대위원장이 호응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총장님 말씀하신 건 우리 새누리당이 벌써부터 주장하던 그런 내용"이라며 "우리 당도 모아서 당론으로 아마 확정지을 것 같은데 총장님이 말한 것과 거의 대동소이하다"며 같은 뜻을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반 전 총장과의 만남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선택이기 때문에 선택을 통해서 입장을 정해야 된다"면서 "국민들이 진보냐 보수냐 판단하는 것이 거기에 따라서 결정이 된다"며 반 전 총장의 빠른 결정을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오늘 보니까 '대선 전 개헌'이라든지, 협치와 분권 말씀하시는 거 보니까 우리 당과 거의 틀린 게 없다"며 "제가 볼 때 관훈토론회에서 얘기하신 거 보니까 위안부 문제 얘기 말고서는 다른 게 없다. 우리와 대동소이한데 진영 결정을 미룰 필요가 있냐"고 여운을 남겼다.
이후 바른정당 당사를 예방한 반 전 총장은 정병국 대표와 만난 뒤 "정치 신인으로서 또 많은 경험들 가지신 분들한테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는게 좋겠다는 말씀 많이 들었다"며 "(앞으로 바른정당과) 계속 모든 문제에 대해서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 문재인 전 대표도 곧 만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없는데,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준비돼있다. 민주당도 지금 방문하려고 협의 중에 있다"고 대답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 있는 정의당 사무실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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