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 포메이션’ 산체스-외질 동반 부진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7.02.05 09:05  수정 2017.02.05 20:19

4-3-3 포메이션으로 전환하며 선수 배치도 변화

포지션 어정쩡해진 외질, 볼 터치 거의 없어

어정쩡한 포메이션으로 최악의 부진을 펼친 산체스와 외질. ⓒ 게티이미지

아스날이 자랑하는 두 명의 에이스 알렉시스 산체스(28)와 메수트 외질(28)이 첼시전에서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아스날은 4일(한국시각)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원정 경기서 1-3 패했다.

이로써 2연패에 빠진 아스날(승점 47)은 첼시(승점 59)와 12점 차이로 크게 벌어져 사실상 리그 우승의 희망이 사라지게 됐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아스날은 3선 미드필더 부재, 경기 초반 엑토르 베예린의 부상 등 악재가 겹쳤다고 하기엔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너무 형편없었다.

특히 중요한 경기일수록 에이스들의 활약이 무척 중요한데 산체스, 외질의 동반 부진으로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4-2-3-1이 아닌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공격형 미드필더 외질을 스리톱의 왼쪽으로 배치한 것이다. 이러한 전형은 올 시즌 처음이었다.

중원에는 알렉스 이워비,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나란히 서고, 프랑시스 코클랭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뒤를 받치는 역삼각형 형태의 미드필더 구성으로 3선의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게 벵거 감독의 의도였다.

하지만 외질의 포지셔닝은 어정쩡했다. 왼쪽 측면에서는 볼 터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중앙으로 동선을 변경하자니 이워비와 겹치는 모습을 노출했다.

전반 중반부터 다시 원래의 4-2-3-1로 돌아왔다. 이워비가 2선의 왼쪽으로, 외질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하며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날의 공격은 활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 첼시는 스리백과 4명의 미드필더로 하여금 간격을 좁히며 공간을 지워버렸다. 아스날의 1, 2선 공격수들은 첼시의 진영에서 고립돼 존재감이 미비했다. 중원에서는 어이없는 패스 미스가 속출했으며, 강한 압박과 터프한 몸싸움에서 심각한 열세를 드러냈다.

산체스와 외질은 평소답지 않게 볼 터치 미스가 많았고, 잦은 턴오버로 첼시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다. 산체스가 2선으로 내려오면 첼시의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적극적으로 튀어나와 압박을 가했다. 아스필리쿠에타는 영리한 수비로 산체스를 꼼짝 못하게 했다.

아스필리쿠에타가 후방을 지키면 은골로 캉테, 네마냐 마티치가 번갈아가면서 산체스에게 철저한 대인 마크를 통해 괴롭혔다. 공을 잡고 돌아서지 못하게 하자 산체스는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첼시 수비에 꽁꽁 묶인 산체스는 결국 슈팅과 키패스를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외질도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외질은 산체스에 비하면 좀 더 자유로운 포지션이었고, 상황에 따라 하프 라인까지 내려와 플레이메이킹을 시도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첼시의 단단하고 일사 분란한 수비 조직력을 파훼할 수 있는 창의적인 패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추가 시간 외질에게 찾아온 오픈 찬스에서 곧바로 슈팅을 때리지 않고 템포를 죽인 뒤 위력 없는 슈팅에 그친 모습은 아스날에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은 외질에 양 팀 통틀어 최저 평점인 4점을 부여했으며, 외질과 산체스는 시오 월콧, 체임벌린과 더불어 ‘스카이 스포츠’로부터 가장 낮은 5점을 받았다.

산체스, 외질이 침묵했다면 첼시의 에이스 에당 아자르는 이른바 날아다녔다. 아자르는 후반 8분 하프라인에서 단독 드리블을 통해 코클랭, 로랑 로시엘니, 쉬코드란 무스타피를 무력화 시키는 득점으로 에이스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득점뿐만 아니라 이날 무려 10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하는 등 경기 내내 차원이 다른 플레이로 아스날을 농락했다. 두 팀의 에이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린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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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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