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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충남 민심 "문재인보다는 안희정" vs "아직은 경험 부족"


입력 2017.02.07 07:00 수정 2017.02.07 06:34        충남 = 데일리안 엄주연 기자

'대연정' 논란에는 호의적 시각 다수

"진보·보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의제 선점에 성공

안희정 충남 도지사가 2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대선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밝게 웃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희정이 정치 소신은 좋아. 문재인보다는 안희정이 낫지!"

대선을 앞두고 충남도 홍성에 '안희정 대세론'이 떠오르고 있다. 6일 충남도청에서 만난 70대 남성 박모 씨는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의견을 묻자, 자세부터 고쳐 앉으며 이렇게 말했다.

박 씨는 이어 "충청도에 살아서가 아니라 야당 후보 중에서는 안희정이 제일 괜찮다"며 더불어민주당 간판급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콕 집어 "문재인보다는 낫다"고 했다. 특히 군 복무 기간 단축 정책과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내놓은 야권 주자들을 비난하며 외교·안보분야에서 보수적 색채를 띈 안 지사를 높이 평가했다.

옆에 있던 유모 씨도(67.남) 박 씨의 말을 거들며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와의 차별성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년층과 보수층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하는데, 문재인은 자기 패거리를 만들어 극과 극으로 대립한다"면서 "(안 지사는) 중도를 택해서 끌어안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성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60대 정모 씨도 안 지사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진에 거주하는 정 씨는 "그동안 나온 사람들 중에는 문재인보다 안희정이 낫다. 경험은 모르겠지만, 일단 참신한 것 같다"며 "요새는 안희정에 대해 긍정적인 말이 많이 오간다"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안희정 충남 도지사가 2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대선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면 도지사 경력만으로 대권에 나서기엔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며, 이번보다는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시각도 적잖이 포착됐다. 앞서 만난 70대 박 씨는 "안희정이 정치 경험이 많지 않다"며 "도지사 임기도 끝나지 않았고, 대통령을 하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홍성의 한 마트직원인 이모 씨(50대.여)도 "큰 문제 없이 도정활동을 잘 했으니까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다. 깨끗한 이미지이고 바른 말을 잘해서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면서도 "이번에는 좀 무리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자신을 안 지사의 열혈 지지자라고 밝힌 오모 씨(24.여) 역시 "가능성은 문재인에게 더 있다고 본다"며 "나는 안희정을 지지하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이 안 됐으면 좋겠다. 정치 상황상 정책은 제대로 못 펼치고 혼란스런 정국을 해결하는 데 시간을 다 보낼 것 같다"고 진심어린 걱정을 내비쳤다.

아울러 이날 만난 충남 지역 유권자들은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선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 전 대표의 비판은 물론, 같은 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등이 '대국민 사과'까지 촉구하는 등 내부에서조차 비난이 거세지만, 대연정 카드로 정치적 의제 선점에는 성공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홍성에 거주하는 30세 남성은 "당 하나가 다 해먹으면 안된다. 대연정을 해야지 부정부패가 없어진다"며 "진보·보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부정부패 없이 국민이 잘 살아야 한다"고 안 지사의 대연정론을 지지했다.

20대 젊은층에서도 안 지사의 대연정이 좌·우 논리를 벗어나 정의로운 사회 구현과 이어질 거란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한국외국어대학 재학생인 이모 씨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위한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같은 학교 재학생인 한모 씨도 "국내 상황이 혼란스러운데 안 지사가 내수 공사를 잘 할 것 같다"면서 "외교적인 부분도 신경써 주셨으면 좋겠지만, 일단 가장 급한 건 민주주의라서 그 부분에 있어서는 안희정 지사가 가장 적합하다"고 확언했다.

한편 연합뉴스와 KBS가 전날부터 이틀 간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2.2%p)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에서 문 전 대표가 29.8%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안 지사는 14.2%, 보수 진영의 대안 카드로 꼽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1.2%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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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연 기자 (ejy02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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