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올해 만 35세에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EPL 입성 한 시즌 만에 20골 고지에 오르며 리그 역사상 최고령 기록을 세웠다. 리그에서만 15골 3도움 맹활약이다.
맨유가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리그 15경기 무패(8승7무) 행진을 이어갈 수 있던 이유는 이브라히모비치의 역할이 컸다. 맨유는 현재 6위(승점45)를 달리며 4위권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맨유가 노장인 이브라히모비치를 영입한 부분에 대해 도박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브라히모비치는 여전히 리그 톱클래스의 활약으로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일축했다.
이브라히모비치 활약이 맨유에 긍정 신호만 가져다준 것은 아니다. 이브라히모비치의 활약에도 맨유는 6위에 머물러 있다. 이브라히모비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 오히려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도 있다.
맨유는 이브라히모비치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이 부족하다. 맨유 역대 최다골 기록의 주인공인 웨인 루니는 이미 기량 하락으로 미드필더로 전업한 지 오래다.
전임 루이스 판 할 감독 체제에서 맨유의 미래로 부상했던 마커스 래쉬포드와 앙토니 마샬은 무리뉴 감독과 이브라히모비치의 영입 이후 측면 공격수로 밀려났다. 맨유의 공격 전술이 이브라히모비치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일종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어려운 포지션에서 뛰는데다 출전 기회도 들쭉날쭉하다보니 모두 지난 시즌만 못하다. 2선 공격수 자리에서도 최근 후안 마타, 헨릭 마키타리안 등이 활약을 펼치며 래쉬포드와 마샬의 활용도가 모호해졌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체력적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 게티이미지
맨유의 이브라히모비치 의존도는 기록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맨유는 올 시즌 이브라히모비치가 득점포를 가동한 12경기에서 8승3무1패로 6할이 넘는 승률을 거둔 반면, 이브라히모비치가 침묵한 경기에서는 4승6무2패로 승률이 3할대로 반 토막 났다.
올 시즌 맨유에서 이브라히모비치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는 마타의 기록은 5골에 불과하다. 이브라히모비치의 활약 자체는 좋지만 그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다 보니 경기 템포가 자연히 느려지고, 그가 부진한 날에는 팀 전체가 덩달아 부진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이다.
EPL은 유럽에서도 일정이 타이트하기로 악명 높은 리그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맨유가 올 시즌 치른 38경기 중 33경기에 출전했다. 골 감각은 여전하더라도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장기적으로 1~2년 뒤에도 지속적으로 꾸준한 활약을 장담할 수 없는 노장이다. 무패행진 뒤 가려진 특정 선수 의존도라는 불안요소를 맨유로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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