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예외 없다"…김정은 집권 후 숙청사 살펴보니...
고모부 장성택은 물론 리영호·현영철 등 측근도 가차 없이 처단
김정은 권력기반 강화 위해 '공포심' 활용…공포통치 이어질 듯
고모부 장성택은 물론 리영호·현영철 등 측근도 가차 없이 처단
김정은 권력기반 강화 위해 '공포심' 활용…공포통치 이어질 듯
김정남 피살 소식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공포통치'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1년 말 공식적으로 집권한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 기반 강화를 위해 걸림돌이 될 만한 인물들을 숙청하거나 처형해왔다. 유일지도체계를 공고화하기 위해 위협 요소가 될 만할 인물들을 공개 또는 비공개적으로 처단하며 공포심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절대 복종을 유도한 셈이다.
김정은 공포통치의 첫 번째 희생물이 된 인물은 리영호 전 군 총참모장이다. 리영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핵심 실세로 자리 잡은 인물이다. 그는 김정일 영결식에서 김정은과 나란히 서서 운구차를 호위해 북한 군부의 실세 중의 실세임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그러나 리영호는 2012년 7월 해임돼 돌연 자취를 감췄다. 처형 여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완전한 숙청을 당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시 일본 언론은 북한이 리영호를 '반당·반혁명분자'로 규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정은의 공포통치에는 가족도 예외가 없었다. 김정은은 지난 2013년 12월 고모부이자 최측근이었던 장성택 전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을 전격 처형했다. 당시 북한은 매체를 통해 장성택의 체포 사실을 공개했고, 불과 열흘여 만에 재판에서 처형까지 사안을 신속하게 처리했다.
장성택은 당 정치국 위원, 당 중앙군사위 위원, 당 행정부장 등 당내 요직은 물론 인민군 대장 직위를 부여 받아 명실 공히 당과 군을 아우르는 북한 내 2인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북한은 '반당·반혁명·종파행위'라는 죄목으로 가차 없이 그를 처형했다. 실제 북한 매체는 포승줄에 묶인 채 끌려가는 처형 직전의 장성택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2015년 4월에는 군 서열 2위였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대공화기인 고사포로 공개 처형됐다. 당시 국가정보원은 현영철이 불경죄로 총살됐다고 밝혔다. 특히 현영철은 재판 절차도 없이 많은 간부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 처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안겼다.
현영철 처형 한달 뒤인 2015년 5월에는 최영건 내각 부총리가 김정은이 추진한 정책에 불만을 표출하다 처형됐고, 이듬해인 2016년 7월에는 김용진 내각 부총리가 회의 중 자세가 불량했다는 이유로 처형됐다.
최근에는 김정은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대장(별 4개)에서 소장(별 1개)으로 강등된 후 해임됐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지난해 말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김정은 집권 5년을 맞아 발간한 '김정은 집권 5년 실정(失政) 백서'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후 처형·숙청된 북한 고위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 명 △ 2014년 40여 명 △2015년 60여 명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김정남이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김정은의 공포통치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당국이 김정남을 피살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신의 권력 기반에 걸림돌이 되는 인물이라면 가족이나 측근을 가리지 않고 제거해 온 김정은의 공포통치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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