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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흥행과 국민의당, 그리고 '역선택'


입력 2017.02.23 16:22 수정 2017.02.23 16:29        전형민 기자

첫 경선지 '호남', 반문 정서 딛고 문재인 선택할까

호남 정가 '특정후보가 특정인사 지지받는다' 등 소문

'완전국민경선 방식' 탓 역선택 우려 현실로?

23일 오후 4시를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신청자가 78만8384명을 돌파했다.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모집 시스템 캡쳐.

첫 경선지 '호남', 반문 정서 딛고 문재인 선택할까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선거인단 신청자가 78만 명을 돌파하며 '경선 흥행'에 파란불이 켜졌다. 정치권은 전체 경선 일정을 좌지우지할 첫 경선지인 호남의 선택을 예의주시하며 국민의당의 반응과 역선택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오후 4시를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신청자가 78만8384명을 돌파했다. 이날까지 80만 명을 무난히 채울 것으로 보인다. 하루에 10만 명 꼴이다.

정치권은 민주당의 '경선 흥행'이 예상됨에 따라 첫 경선지인 호남의 선택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경선에서 첫 지역인 호남이 중요한 이유는 전국 지지율 30%대의 유력 대권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를 20%를 갓 넘긴 안희정 충남지사가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지사가 호남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뛰어넘고 두 번째 지역이자 자신의 '본거지'인 충청도에서도 승리를 거두는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면 '대세론'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이른바 '바람설'이다.

'바람설'이 신빙성을 갖는 이유는 호남이 더 이상 민주당의 본거지가 아니라는 분석과 민주당이 경선룰로 택한 완전국민경선 방식 때문이다.

과거 호남은 야권의 성지로서 민주당의 '본거지'였지만 지난해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녹색바람'을 일으키며 총 28석 중 26석을 석권한 반면 민주당은 불과 1석에 그쳐 '호남의 맹주' 자리를 뺏겼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50%대 육박하는 등 예전의 '영광'을 찾고 있다지만 여전히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한 지역 정가는 국민의당으로 소속을 옮긴 동교동계와 호남향우회 등이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민주당은 대의원이나 권리당원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1인 1표를 주는 '완전국민경선' 방식도 국민의당 혹은 보수단체 지지자들이 선거인단에 포함돼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후보를 당선시키는 '역선택'을 가능하게 했다.

실제로 최근 '선한 의지' 발언으로 지지율이 주춤한 안 지사는 지지율 제고를 위해 오는 24, 25일 양일간 호남으로 향한다. 지역 정가에서는 특정 후보가 동교동계 좌장인 특정 인사의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들어 자주 만나는 것으로 안다' 등 근거를 알 수 없는 소문도 떠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오른쪽)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6차 촛불집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특검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호남 정가 '특정후보가 특정인사 지지받는다' 등 소문
'완전국민경선 방식' 탓 역선택 우려 현실로?


그러나 정치권은 "역선택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역선택으로 경선 결과가 뒤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기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 간 여론조사 격차가 너무 크다는 분석이다. 22일 발표된 데일리안-알앤써치의 조사에서도 호남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안 지사의 지지율인 21.8%의 두 배에 가까운 42.7%였다.

한 정치평론가는 "안희정 지사가 중도·우파 등에 대해 확장성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문재인 전 대표 또한 확장성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차별점은 호남의 '반문정서'인데 이조차도 희석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와의 차별화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릴 방법이 별로 없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도 안희정 지사보다는 차라리 문재인 전 대표의 승리가 낫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남의 집 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할 것은 아니다"면서도 "차라리 문재인 전 대표가 경선에서 이기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는 "안희정 지사는 국민의당의 색깔과 교차점이 많다. 본선에서 차별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문 전 대표가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그동안 당이 주장해온 '친노패권' 프레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결과이자 문 전 대표에 패한 안 지사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고 귀띔했다.

한편 국민의당의 이번 대선을 총괄하게 될 박지원 대표는 이에 대해 "지금은 누가 올라와서 어떻고 누가 떨어져서 어떻고를 따질 때가 아니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인용' 이후를 대비한 정책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경선과 별개로 국민의당 후보들의 콘텐츠 생산이 중요하다는 뉘앙스다. 다만 그는 "'재인산성'을 넘을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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