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역대급 민폐' 하빕 격려..호감도↑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7.03.05 00:01  수정 2017.03.05 09:30

일생일대 기회 같은 대결 하루 앞두고 무산

허탈함 속에도 부상한 상대와 실망한 팬들 위로

UFC 209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전 무산에도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 토니 퍼거슨. ⓒ 게티이미지

[UFC 209]올해 UFC에서 손에 꼽힐 명경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라이트급 1위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와 2위 토니 퍼거슨(32·미국)의 빅매치가 무산됐다.

UFC는 4일(한국시각) "누르마고메도프-퍼거슨의 UFC 209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전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계체량 행사에 나타나지 않은 누르마고메도프는 무리한 감량에 따른 건강상의 문제로 병원으로 후송됐고, 의사의 권고에 따라 UFC 209 출전을 포기했다.

UFC 관계자들이나 팬들의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감량의 고통을 헤아리며 누르마고메도프의 현재 상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곳곳에서는 본의든 아니든 빅매치를 깬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

물론 퍼거슨도 지난해 누르마고메도프전을 앞두고 부상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적이 있다. 누르마고메도프 역시 지난 2015년 12월 TUF22에서 퍼거슨전을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때의 기대치와 현재 둘의 대결에 거는 기대치는 차원이 다르다. 8연승을 달리고 있는 누르마고메도프, 9연승 휘파람을 불고 있는 퍼거슨의 맞대결은 UFC 라이트급 역사에 남을 매치로 기대를 모았다.

레슬링을 앞세운 파워 그래플링과 변칙 타격과 결정력 있는 초크 등 다양한 무기를 지닌 퍼거슨의 대결은 흥미는 물론 질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한판이 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PPV를 신경 써야 하는 UFC 측이나 손꼽아 기다렸던 UFC 팬들의 실망도 크지만 누르마고메도프와의 경기를 앞두고 모든 것을 걸고 준비해왔던 퍼거슨의 허탈함에 비할 수 없다. 누르마고메도프 대변인도 “퍼거슨에게 정말 미안하게 됐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기는 파이터가 현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와 타이틀 매치를 치를 수 있는 중요한 한판이라 더욱 그랬다. 하지만 누르마고메도프는 경기 하루 전날 출전을 포기하며 역대급 민폐를 끼쳤다. 기무라록을 언급하며 퍼거슨의 팔을 부러뜨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던 누르마고메도프로서는 고개를 들기 어려운 입장이 됐다.

UFC 209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전 취소 후 퍼거슨이 남긴 트윗. ⓒ 퍼거슨 트위터

하지만 트래쉬 토크에도 능한 퍼거슨은 오히려 따뜻한 말로 모든 이들을 위로했다.

퍼거슨은 경기가 취소된 후 자신의 트위터에 “팬들에게도 미안하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회복하길 바란다. 다시 일어나서 싸우자. 그리고 나의 가족들과 나와 훈련했던 팀원들의 지원과 희생에 감사한다”며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퍼거슨이 보여준 정상급 파이터로서의 품격과 매너는 팬들의 아쉬움을 그나마 달래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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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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