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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마마무·강동원, 논란 대처 '좋은 예와 나쁜 예'


입력 2017.03.06 15:57 수정 2017.03.07 20:44        이한철 기자

마마무, 흑인 비하 논란에 해명보다 발 빠른 사과

강동원 측, 누리꾼 게시글 삭제 나섰다가 거센 역풍

마마무 측은 발 빠른 잘못 인정과 사과로 논란 확산을 막았다. ⓒ RBW

누구나 감추고 싶은 비밀, 그리고 실수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극과 극으로 엇갈릴 수 있다.

지난 주말 가장 핫한 이슈는 걸그룹 마마무의 흑인 비하 논란과 배우 강동원의 외증조부 친일파 게시글 삭제 논란이었다. 하지만 논란에 대처하는 양 측 소속사의 대응 방식은 달랐고, 팬들의 반응도 크게 엇갈렸다.

마마무가 발 빠른 잘못 인정과 사과로 더 이상의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면, 강동원 측은 누리꾼들의 게시글에 대한 강압적인 대응으로 논란을 더욱 키우고 말았다.

4일 마마무 소속사 RBW는 마마무 공식 팬카페를 통해 "전날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17 마마무 콘서트 '무지컬' 커튼콜' 공연에서 선보인 무대가 흑인 비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해당 무대에서 얼굴을 검게 칠한 마마무는 브루노 마스가 다른 유색인종 댄서와 춤을 추는 뮤직비디오 장면을 패러디했다. 이 장면이 SNS 등을 통해 유포됐고, 이를 본 일부 팬들이 '흑인 비하'라며 주장하며 마마무를 성토하고 나섰다.

이에 소속사 측은 "콘서트를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유명한 곡의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했다"면서 "오해의 소지가 생겨 2회 차 공연부터는 문제 부분은 편집하겠다. 논란의 소지를 남겨 죄송하고 앞으로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마마무 콘서트 첫 날 공연에 대한 팬들의 지적을 즉각적으로 수용하고 실천에 옮겼다.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을 편집하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특히 해당 장면을 흑인 비하로 볼 것인지에 대해선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소속사의 사과는 온라인상에서 본격적인 논란으로 불거지기 전이었다.

하지만 마마무 측은 오해의 소지가 발생한 자체만으로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미 논란이 각종 포털 사이트를 장식할 땐 마마무 측의 사과문을 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마마무는 더 이상의 논란 없이 남은 이틀간의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강동원 측은 외증조부 관련 글 삭제에 나서며 논란 확산을 막으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하지만 강동원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어설픈 대응으로 누리꾼들의 거센 반발을 부르고 말았다. 지난 1일 영화 전문 사이트 '맥스무비' 게시판에는 친일파의 후손 가운데 현재 배우로 활동 중인 인물들의 명단이 게재돼 논란이 됐다. 특히 강동원의 외증조부 이종만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라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해당 게시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자, 소속사 측은 일부 누리꾼의 게시글에 대해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삭제를 요청했지만, 삭제 요청이 강동원의 명의로 이루어져 논란이 더욱 커졌다.

소속사 측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바로잡고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소속사가 대리인으로서 삭제를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누리꾼들의 반발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논란 확산을 우려한 나머지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사태 해결에 나섰다는 점이 팬들의 반발 심리를 자극했다. 차라리 해당 게시글에 대한 공식입장을 통해 사실관계와 강동원의 입장을 전하는 것이 옳은 대처방식이었다. 이것조차 부담스럽다면 대응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설사 강동원의 외증조부가 친일파라 하더라도 그 잘못을 강동원에게 물을 영화 팬들이 있을까. 물론 이 같은 사실이 회자되는 것이 껄끄러운 것은 맞지만, 좀 더 솔직하고 진솔한 모습으로 대처해나갔다면 팬들은 오히려 박수를 보냈을 게 분명하다.

논란은 강동원의 차기작인 영화 '1987'까지 옮겨 붙는 모양새다. 뒤늦은 사과로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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