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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마지막까지 꼭 봐야 하는 '시간 위의 집'


입력 2017.04.02 08:56 수정 2017.04.02 09:10        부수정 기자

김윤진·옥택연·조재윤 주연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

'검은사제들' 장재현 각본· '스승의 은혜' 임대웅 연출

배우 김윤진 옥택연 주연의 '시간 위의 집'은 집안에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 미희가 25년의 수감 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루는 미스터리 스릴러다.ⓒ리틀빅픽처스

김윤진·옥택연·조재윤 주연 '시간 위의 집' 리뷰
'검은사제들' 장재현 각본· '스승의 은혜' 임대웅 연출


평범한 가정주부이자 두 아이의 엄마 미희(김윤진)는 집에서 아들과 형사 남편 철중(조재윤)을 살해한 혐의로 30년 형을 선고받는다. 25년 후 병보석(후두암)으로 풀려나 집으로 다시 온 미희는 그날 밤, 누군가 남편을 죽이고 아들을 데려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녀의 말을 믿는 사람은 최신부(옥택연)뿐이다.

미희의 집에선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는 등 25년 전 그날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아들을 다시 찾기 위해 돌아왔다는 미희는 집을 떠날 것을 권유하는 사람들의 제안을 뿌리친다.

한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던 최신부는 그 집에 이상한, 무언가가 있다고 확신한다. 최신부가 집을 떠나라고 하지만 미희는 25년 전 그날처럼 집 안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걸 느낀다.

영화 '시간 위의 집'은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 미희가 25년의 수감 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루는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다.

'검은사제들'(2015)로 540만 관객을 모은 장재현 감독이 각본을 맡았고, '스승의 은혜'와 '무서운 이야기'를 연출한 임대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종교적 색채에 관심이 많고 긴장감 넘치는 영화를 좋아한다"고 밝힌 장 감독은 지금껏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공간을 활용한 독특한 형식의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안에서 강렬한 서스펜스를 선보였다.

배우 김윤진 옥택연 주연의 '시간 위의 집'은 집안에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 미희가 25년의 수감 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루는 미스터리 스릴러다.ⓒ리틀빅픽처스

영화의 배경이 된 집은 세트가 아닌 실제 집이다. 이 집은 극을 이끄는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과거 미희의 남편이 살해되고 아들이 실종된 장소다. 범인으로 몰린 미희가 25년 후 다시 돌아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주 무대다.

집은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적산가옥(적의 재산이라는 뜻으로, 일제 강점기 시절 한국에 있었던 일본의 집이라는 의미)으로 설정돼 있었다.

제작진은 서울 후암동을 시작으로 전북 군산까지 전국 모든 적산가옥을 조사했고, 충남 논산의 시골 채산리에서 배경이 될 목조건물을 찾았다. 제작진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집은 극의 음산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잘 담아내 관객의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사건이 일어나던 '그날'로 시작한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이야기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스릴러 영화는 관객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시간 위의 집'은 이 지점을 비교적 솜씨 있게 요리했다.

공포 영화에서 으레 등장하는 뻔한 장면을 줄인 것도 미덕이다.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며 공포의 강약을 조절한 솜씨가 훌륭하다. 기본 공포 영화와 결을 달리 한 '모성'을 엿볼 수 있는 결말도 나름 신선하다. 극 중반 암전 설정을 통해 소리만으로 공포감을 조성한 건 영화의 백미로 꼽힌다.

한 공간에서 과거, 미래, 현재가 왔다 갔다 하는 터라 영화를 꼼꼼하게 봐야 한다. '미희가 진짜 아들과 아이를 죽인 것일까', '미희가 말하는 그들은 무엇일까', '도대체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어 난 걸까', '이 집의 비밀은 무엇일까' 등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하지만 영화는 이 부분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막판 20분에 반전과 비밀을 알려주며 관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영화를 끝까지 봐야 하는 이유다.

배우 김윤진 옥택연 주연의 '시간 위의 집'은 집안에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 미희가 25년의 수감 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루는 미스터리 스릴러다.ⓒ리틀빅픽처스

이런 틀은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사건과 이야기가 퍼즐처럼 엮여 있는 터라 극에 몰입할 수밖에 없지만 이야기가 너무 복잡해 다소 난해하게 느껴진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갖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겠다.

임 감독은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는 구조 안에서 중용을 유지하고 서스펜스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자식을 지키기 위해 외로움과 공포, 절망감에 맞서 싸우는 한 평범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암전 설정에 대해선 "놀이 공원이나 고성 같은 곳에서 느꼈던 공포감을 떠올리며 연출했다"며 "도망칠 수 없는 공간인 집이 주는 공포 분위기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시간 위의 집'은 오랜만에 나온 여배우 원톱 영화다. 임 감독은 "엄마 이야기"라며 "젊은 미희와 늙은 미희가 아이를 구하러 가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영화를 택한 배우 김윤진은 25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는 대단한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에 임하는 배우의 헌신적인 태도와 도전이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시장'(2014) 이후 오랜만에 복귀한 김윤진은 두 아이의 엄마로 따뜻한 모성으로 가득했던 '젊은 미희'와 자기 자신 이외는 아무도 믿지 않게 된 '늙은 미희', 두 모습을 준수하게 연기했다.

배우 김윤진 옥택연 주연의 '시간 위의 집'은 집안에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 미희가 25년의 수감 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루는 미스터리 스릴러다.ⓒ리틀빅픽처스

김윤진은 25년이라는 시간을 넘나들며 오래 잊지 못할 명연기를 펼쳤다. 후두암에 걸린 노인으로 분할 땐 목소리와 분장 등에 꼼꼼히 신경 썼다.

제작보고회 당시 김윤진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앗싸!'라고 외칠 만큼 마음에 들었다"며 "'세븐데이즈' 이후 충격적이고, 알맹이가 꽉 찬 이야기를 만났다. 본 적도, 받아본 적도 없는 시나리오를 받아서 너무 기뻤다"고 밝힌 바 있다.

3년 동안 '시간 위의 집'을 기다렸다는 그는 "이번 영화 속 엄마 캐릭터는 독특하고 소중하다"며 "'사람이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했다.

그룹 2PM 출신 옥택연은 미희 집에서 일어난 과거의 기이한 사건들을 쫓으며 비밀의 실체에 다가가게 되는 최신부로 분했다. 사제복을 말끔히 소화한 그는 대선배들 사이에서 제 몫을 다했다.

옥택연은 "김윤진, 조재윤 선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선배들의 도움을 받은 덕에 연기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 중인 조재윤은 미희의 남편이자 형사 철중 역을 맡아 존재감을 뽐냈다. 조재윤은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었고, 김윤진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선배를 믿고 출연했다"고 말했다.

4월 5일 개봉. 100분. 15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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