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과반 막아라'…2위 캠프들 긴급 전략은?
안희정 '충청 1위 - TK 접전- 수도권 역전' 시나리오
이재명 '충청서 안희정이 과반 저지, 수도권서 반전 드라마'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안희정·이재명 후보의 발걸음이 한층 다급해졌다. 첫 순회투표 지역이자 진보 진영의 키를 쥐고 있는 호남에서 문재인 후보가 60% 이상을 득표하면서, 결선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부쩍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남은 경선에선 문 후보의 ‘과반 득표 저지’가 후발 주자들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문 후보가 이른바 반문(반 문재인)정서의 근거지인 호남에서조차 압도적 지지를 받은 만큼, 후발 주자들로서는 일단 각자의 지역적 기반에서 지지율 최대치를 끌어올리되 문 후보에 대한 송곳 공세를 펼치는 투 트랙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7일 호남 현장투표에서 20%를 얻어 가까스로 2위를 기록한 안 후보의 경우, 오는 29일 대의원 현장투표가 치러지는 충청에서 ‘운명’이 갈릴 예정이다. 충청이 안 후보 대망론의 중심지인 데다 향후 본선에서도 캐스팅 보트를 쥐는 지역인 만큼, 안 후보로서는 충청에서만큼은 확실히 1위를 해야만 문 후보의 과반을 흔들 수 있다.
안희정 캠프 대변인인 강훈식 의원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평소 여론조사보다 호남에서 적게 나온 것을 보고, ‘충청도가 뭉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게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안 후보는 물론 캠프 인사들은 대대적으로 대전을 찾아 표심을 호소하는 등 ‘총력전’에 나선 상태다.
이어 영남 지역에선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층으로부터 대연정론에 대한 동의를 얻어 문 후보와 접전을 치른 뒤, 마지막 경선 지역이자 전체 선거인단의 60% 이상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대세론(문재인) 대 본선경쟁력(안희정)’ 구도를 전면에 내걸고 결선투표행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영남의 경우엔 PK(부산·경남)보다 TK(대구·경북)에 대한 집중 공략을 준비 중이다. 부산은 문 후보의 지역구이자 상대가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 TK에서 ‘김부겸 효과’를 비롯해 최근 합류한 홍의락 의원(대구 북구을)의 지지를 바탕으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규모 탈당 사태를 방치한 문 후보의 리더십 문제와 친문 진영의 폐쇄성에 대해서도 꾸준히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충청과 영남에서는 '대연정'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충청에서 1위를 하고, TK의 지지를 바탕으로 영남에서 접전을 벌인다면 수도권에서 최종승부를 벌일 수 있다”고 확언했다.
반면 이 후보는 ‘수도권 역전드라마’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후원금의 70%가 수도권 유권자로부터 들어온 데다, 상대적으로 모바일에 강하고 연령대가 낮은 수도권 선거인단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또 최대 지지 세력으로 꼽는 광화문 촛불 집회 참석자들이 당시 광화문에서 선거인단 모집에 다수 참여했던 만큼, 충분히 반전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실제 이 후보는 안 후보에 비해 '열성적 지지층'이 뚜렷하다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혀왔다. 이른바 '손가락혁명군'으로 불리는 지지 그룹 역시 수도권 지역 내 젊은 연령대가 다수다. 여기에 수도권의 모집단 자체가 크기 때문에 타 후보를 5%p 만큼만 제쳐도 표 차이를 확연히 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후보가 가장 열세 지역인 충청에서는 15%를 목표치로 잡되, 2위 경쟁자인 안 후보가 선전함으로써 문 후보 과반 저지에 상당한 동력을 제공할 거라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문 후보를 '친재벌'로 규정하고, 대기업 출신 인사들 상당수가 캠프에 배치됐다는 점을 근거로 자신만이 '재벌 개혁'의 적임자임을 적극 드러낼 예정이다.
캠프 대변인인 김병욱 의원은 “일단 충청에서 안 후보가 선전해서 문 후보의 과반을 무너뜨려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 이후 영남과 수도권에서 반전이 가능할 거라 본다. 수도권에 대부분 젊은 층이 선거인단으로 가입했고, 광화문에서도 선거인단 모집을 많이 받았다. 후원금도 70%가 수도권이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