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무취’ 슈틸리케 감독 위한 3가지 제안
홍정호 골 이후 전술의 힘 보여주지 못해
제로톱, 손흥민 프리롤 등 다양한 방안 모색
한국 축구대표팀이 한 수 아래 상대인 시리아를 상대로 홈에서 진땀승을 거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 시리아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4분 홍정호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했다.
승점3을 추가한 한국은 A조 2위를 유지하며 일단 순위 추락을 막았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한 숨 그 자체였다. 홍정호의 골로 모처럼 다득점 경기를 펼치는 듯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개인기에만 의존한 선수들은 미리 준비된 전술 없이 90분 내내 우왕좌왕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들어 전술이 단조롭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이번 최종 예선에서 고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급기야 선수 선발 과정에서도 아집을 피운다는 평가까지 더해져 ‘경질론’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1. 제로톱이 최적화일 수 있다
대표팀의 경기력이 좋지 않은 이유는 측면에 편중된 공격 전술과 중원에서의 힘 싸움이 버거워 보이기 때문이다.
윙어와 풀백들은 협력을 통해 전진해나간다. 크로스 기회를 살려 공을 중앙으로 띄우지만 이를 받아줄 선수가 없다. 공격수가 침투해 들어왔다 하더라도 제공권 싸움에서 번번이 밀리기 일쑤다. 전형적인 효율성 떨어지는 공격이다.
스페인 대표팀과 바르셀로나 클럽이 한때 선보였던 제로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원톱을 배제한 채 미드필더 1명을 더 배치하면 공격의 창의성이 더해질 수 있다. 마침 대표팀에는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구자철과 남태희라는 카드가 존재한다.
원톱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1명을 추가한다면 중원 힘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된다. 대표팀은 기성용이 후방에서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맡고 있는데, 수비적 역할의 힘을 덜 짝 하나가 추가된다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
2. 손흥민 프리롤
사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그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의 저돌적인 드리블링은 분명 위협적이지만, 상대 역시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아예 전담마크맨을 붙이거나 공을 잡았을 때 2~3명이 에워싸 공간 자체를 차단시키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리아전에서 왼쪽 측면을 휘젓다 후반 중반 이후에는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크로스를 올리라고 주문하기에는 손흥민이 가진 능력치가 아까울 수밖에 없다. 차라리 프리롤을 부여해 중앙은 물론 측면을 자유롭게 휘젓게 한다면 마크맨을 붙여야할 상대는 당황하게 된다.
3. 공격형 미드필더 김신욱
김신욱은 이번 시리아전에 기용되지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 후반 교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의외인 ‘황의조 카드’였다.
김신욱이 나왔다면 중국전처럼 빤한 그림이 그려졌을 가능성이 크다. 좌, 우에서 김신욱의 머리를 향한 무한크로스다.
하지만 김신욱은 타겟형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타고 난 피지컬은 엄청나지만, 사실 그는 머리보다 발로 컨트롤하는 기술이 더 뛰어나고 오히려 2선에서의 움직임에 익숙한 선수다.
그를 최전방에 기용하려면 투톱 포메이션, 즉 4-4-2 전술을 가동해야 하지만, 그럴 경우 중원이 약해진다. 따라서 4-4-2 포메이션은 이제 사장되고 있는 전술이다.
오히려 발 빠른 원톱 공격수를 배치하고 김신욱의 자리를 좀 더 내린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상대 수비수로부터 자유로워진 김신욱은 보다 창의적인 선수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김신욱을 타겟형으로 기용한 감독들이 실패한 사례를 슈틸리케 감독은 모르고 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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