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올해 R&D에 1조원 투자...사상 최대”

매년 10% 이상 확대로 2020년 신제품 매출 16조 목표

“2025년 매출 50조 규모 글로벌 톱5 화학회사로 도약”

LG화학 대전 기술연구원 연구원들이 라텍스의 물성을 측정하고 있다.ⓒLG화학

매년 10% 이상 확대로 2020년 신제품 매출 16조 목표
“2025년 매출 50조 규모 글로벌 톱5 화학회사로 도약”

LG화학이 올해 연구개발(R&D)분야에 사상 최대인 1조원 규모를 투자하고 매년 투자규모를 10%이상 늘려나간다. 또 R&D 생산성을 한층 강화해 오는 2020년 R&D를 통한 신제품 매출을 16조3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대전 기술연구원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5년 매출 5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 5 화학 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R&D 역량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진수 부회장은 “지난 1979년 업계 최초로 대규모 중앙연구소를 설립하며 혁신과 도전의 역사를 써왔다”며 “사업성과와 연결되는 연구는 물론 미래 준비를 위한 핵심·원천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R&D에 1조원을 투자하는 것은 국내 동종업계 기업 중 LG화학이 처음으로 이는 매출액 대비 4%를 상회하는 것이다. 지난 2015년 기준 바스프(3.8%)·다우케미칼(3.3%)·미쓰이(2.3%) 등 글로벌 화학회사들과 견줘도 비슷한 수준이다.

LG화학은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해 연간 R&D 투자 금액(팜한농 포함)을 매년 10%이상 늘려 오는 2020년 1조4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R&D 인력도 현재 약 5300명에서 오는 2020년까지 약 6300명으로 1000여 명 늘릴 계획이다.

늘어나는 예산과 인력에 맞춰 연구 시설도 대폭 확장한다. 지난해 대전 기술연구원을 기존 6개동에서 7개동으로 늘린 데 이어 올 하반기부터는 서울 마곡에 건립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R&D 단지 ‘LG사이언스파크’에 단계적으로 입주를 시작해 향후 약 2500여명의 LG화학 R&D 인력이 근무하게 된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LG화학의 미래기술연구센터, 생명과학연구소 등 연구인력이 모여 미래준비 및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연구기지로 활용된다.

LG화학 R&D 투자규모 및 인원, 신제품 매출액.ⓒLG화학

◆R&D생산성 강화...오는 2020년 신제품 매출 16조3000억원 목표

LG화학은 단순히 신 기술을 많이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전략과 연계해 성과 창출에 직접 기여할 수 있도록 R&D생산성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제품 매출을 올해 8조5000억원에서 2020년 16조3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린다는 전략이다. 신제품은 R&D조직에서 개발해 사업화된 제품으로 시장출시 후 사업 분야에 따라 3년에서 5년의 기간 동안 신제품 매출로 인정받는다.

박진수 부회장은 “무조건 세상에 없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꼭 필요한 기술을 만드는 것이 R&D가 지향해야 할 궁극적인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을 향한 철학과 비전이 담긴 R&D로 시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혁신기술을 끊임없이 발굴해 LG화학을 ‘R&D혁신의 메카’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각 부문별 중점연구추진 분야를 선정, 사업성과에 기여하는 혁신기술 발굴에 집중해 R&D생산성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기초소재부문에서는 고흡수성수지(SAP)·합성고무·고기능합성수지(ABS) 특화제품·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 기술기반 제품을 확대하고 전지부문은 차세대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고용량 소형전지, 고에너지·고출력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 개발을 가속화한다.

또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는 편광판 및 수처리(RO)필터 신제품 및 점접착 신소재를 개발하고 재료부문은 고성능·장수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소재 및 차세대 전기차용 양극재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

생명과학부문은 합성신약·백신·바이오시밀러 등 캐시카우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자회사인 팜한농은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한 작물 보호제 및 기능성 종자 우수형질 개발에 주력한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미래 준비와 사업경쟁력 강화, R&D 생산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 말 최고기술책임자(CTO·Chief Technology Officer) 조직을 신설, 기술연구원장인 유진녕 사장을 선임했다.

LG화학 국내 R&D 사이트 현황.ⓒLG화학

◆미래 준비 위한 에너지·물·바이오 및 차세대 신소재 집중 육성

LG화학은 중장기 관점에서 에너지·물·바이오를 비롯, 차세대신소재 분야 등에서 핵심·원천 기술을 집중 발굴한다. 단기간에 사업화될 제품을 위한 R&D뿐만 아니라 미래 준비를 위한 R&D에도 선도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방침이다.

에너지분야에서는 기존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전지, 연료전지용 소재, 자동차 경량화 및 고기능화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선다.

또 물분야에서는 세라믹 분리막 소재를 적용한 필터 및 차세대 수처리 기술 개발, 바이오분야에서는 유전자기술 연구, 혁신신약 분야 진출에 주력한다.

이외에도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등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에서의 혁신 기술, 차세대 신소재 개발에도 집중 투자한다.

또 신속한 혁신기술 발굴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성공적인 시장 조기 진입과 추가적인 기술역량 확보를 위해 외부 오픈 이노베이션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 하에 대학·연구기관·기업 등 다양한 채널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하고 기술협력과 기술도입 등을 적극 추진한다.

또 내부 오픈 이노베이션도 강화해 수십 년에 걸쳐 각 조직별로 내부에 축적돼 온 기술협업을 통해 적재적소에 활용, R&D사업화 성공확률을 높이고 R&D부문간 시너지 창출을 확대한다.

LG화학은 사내 기술 콘퍼런스 행사인 ‘테크페어(Tech Fair)’, 프로젝트의 기술적 이슈를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아이포럼(i-Forum)’, 기술적인 난제에 대해 각기 다른 분야의 사내 전문가를 선정해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원패드(i-OnePAd)’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진수 부회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잘 활용하면 사업성공 가능성과 R&D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며 “전사적으로 협업 문화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