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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권 후보 유승민·홍준표, '대선 레이스' 뭘 믿고 달리나


입력 2017.04.02 16:17 수정 2017.04.02 21:02        문현구 기자

유승민, 지명도에 비해 낮은 지지율…엄연한 한계

홍준표·유승민, 낮은 지지율 상승 호재 발굴 시급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유승민 후보가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으로 '장미대선' 서막이 올랐지만 '범보수' 진영의 전도는 여전히 암울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선 본선을 앞두고 수개월 동안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물론 대선후보 등록마감까지 2주(16일 마감)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선두권을 형성하는 진보진영 대선주자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로 꼽히며, 첫 단계는 '보수권 후보 단일화'로 모아지고 있다.

유승민, 지명도에 비해 낮은 지지율…엄연한 한계이자 극복 과제

정치권에선 원내 94석을 가진 자유한국당과 33석의 바른정당 대선후보들이 결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직접적인 합당은 쉽지 않기에 '연대' 형식으로 '단일 후보'를 하루 속히 정하는 방식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다. 원내 4개 교섭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대선후보로 선출됐지만 후보 본인과 바른정당 모두 낮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해 유 후보가 대선을 완주할지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유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아야 3% 수준이며, 당 지지율도 5% 안팎이다. 특히 유 후보는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전대에서 후보 확정 등의 고비를 계기로 '보수층 결집'에 따른 지지율 상승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제자리 걸음'에 그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후보로서 '유승민'이라는 브랜드가 갖는 한계라는 시각도 있다. 유 후보는 지난 2015년 7월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원내대표를 맡아 당시 대통령직에 있던 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다 사퇴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에 정면으로 맞선 점 등이 새롭게 인식되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지만 대선 정국에서는 '배신자'라는 꼬리표를 좀체 떼기 어려운 지경을 맞았다. 지명도에 비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크게 저조한 것은 '대선후보'로서 국민들 사이에 기대감이 높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유 후보는 단일화에 목매지 않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단일화는 앞으로 여건이 마련될 때나 검토한다는 입장에서 '선 자강·후 연대'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자 선출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자로 선출된 홍준표 후보가 함께 경쟁한 김진태, 김관용, 이인제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면, 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는 상승세를 탈 요인이 좀 더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단일화 논의 대상인 바른정당보다 3배 가까운 의석수를 확보한 '원내 2당'이라는 당 기반과 함께 진보 진영에 맞설 '보수층 결집' 효과를 취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홍준표·유승민, 패가 많지 않은 악조건에서 상승 호재 잡을지 주목

당 내부로 살펴보면, 이른바 '친박(친박근혜)계' 지원 여부에 따라 지지율 상승을 좀더 기대할 만하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친박 라인'으로 분류된 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이 힘을 보태 대선 레이스에 전력질주할 경우 '보수층 결집'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홍 후보는 유 후보가 '친박 청산'을 단일화 조건으로 내건 데 대해 "우리당에 이제 친박은 없다. 계파도 없다"고 일축했다. '있지도 않은 친박을 어떻게 청산하느냐'는 논리를 내세워 '친박계'를 둘러싼 보수 표심도 최대한 끌어안겠다는 셈법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다만, 홍 후보 역시 진보 진영 유력 대선주자들에 비해 지지율이 크게 낮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높은 만큼 보수권 후보들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손에 쥔 패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는 홍 후보나 유 후보가 대동소이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종점이 얼마 남지 않은 레이스에서 범보수 후보들이 가속도를 낼 수 있는 호재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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