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희 이어 이도희, 여자배구에 몰아치는 ‘여풍’
현대건설, 신임 감독에 이도희 SBS스포츠 해설위원 선임
돌풍 일으킨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과 선의의 경쟁 예고
손에 꼽기도 힘들 정도로 찾아보기가 어려운 한국 프로스포츠 여성 감독이 프로배구에서, 그것도 두 명이나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다.
올 시즌 정규리그 4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현대건설은 사임한 양철호 전 감독의 후임으로 이도희(49) SBS스포츠 해설위원을 선임했다.
현대건설 배구단은 지난 4일 국가대표선수·코치·해설위원 등을 두루 거친 이도희 신임 감독을 V리그 여자배구에 새 역사를 쓸 최고 적임자로 판단해 새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이로써 차기 시즌 V리그에는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과 현대건설 이도희 신임 감독 간에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 큰 흥미를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달 22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표명한 양철호 전 감독의 후임을 물색해 왔고, 대표팀 주장, V리그 코치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이도희 해설위원과 계약을 맺었다.
특히 올 시즌 흥국생명이 박미희 감독의 ‘엄마 리더십’을 앞세워 V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에 자극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박미희 감독 역시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기 전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 간에 공통점이 있다.
지난 2014년부터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게 된 박미희 감독은 부임 첫해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당시만 해도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팀의 조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듬해 정규리그 3위로 5년 만에 흥국생명의 포스트시즌을 이끌어낸 박미희 감독은 2016-17시즌 마침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비록 아쉽게 챔피언 결정전에서 IBK기업은행에 져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흥국생명이 V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의 반열로 다시 올라선 데에는 박미희 감독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현대건설이 신임 이도희 감독에게 기대하는 것 역시 흥국생명이 박미희 감독에게 기대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박미희 감독과 마찬가지로 해설위원을 거친 이 신임 감독이 V리그 여자부 모든 구단의 특성과 각 선수들 특징 분석에 탁월한 만큼 차기 시즌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6-17시즌이 막을 내린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여자배구 판에 몰아칠 '여풍'이 벌써부터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