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직구 욕심 버린 류현진…역발상이 갖고 온 희망


입력 2017.04.25 14:50 수정 2017.04.25 14:5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샌프란시스코전 6이닝 5피안타 1실점 'QS'

올 시즌 가장 좋은 피칭, 비결은 체인지업

류현진은 직구 대신 체인지업의 비중을 크게 늘렸다. ⓒ 게티이미지

LA 다저스 류현진이 올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로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각) AT&T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팀 타선이 터지지 않으며 시즌 4패째를 떠안았다.

류현진의 퀄리티 스타트는 지난 2014년 9월 7일 이후 무려 961일 만이다. 이번 호투로 평균자책점도 종전 5.87에서 4.64로 확 내려갔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역시나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이다. 6회까지 96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체인지업만 무려 40개를 던졌다. 비율로 따지면 41.7%에 이른다.

반면, 직구는 30개만을 던졌는데 앞선 등판에서 구사했던 투심 패스트볼은 단 1개도 없었고 모두 포심으로 이뤄졌다. 그리고 직구는 결정구가 아닌 철저하게 유인구로만 사용됐다.

직구 구사 비율을 줄인 이유는 간단하다. 부상 전과 같은 구속이 나오지 않는데 구위 자체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직구를 던졌을 때 피안타율이 0.424(33타수 14피안타)에 이르렀다. 특히 허용한 홈런 모두가 직구에서 나왔다.

이와 반대로 변화구를 구사했을 때에는 크게 재미를 봤던 류현진이다.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은 0.214(55타수 3피안타)에 불과했고, 슬라이더(피안타율 0.222), 커브(피안타율 0.000) 모두 좋았다.

결국 류현진은 투구 패턴을 바꿨고, 이 전략은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샌프란시스코의 타자들은 작정한 듯 류현진의 직구만 노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경기 초반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체인지업의 비중을 크게 늘린 3회부터는 아웃카운트를 보다 수월하게 잡기 시작했다.

류현진 이닝별 투구수 및 구종. ⓒ 데일리안 스포츠

특히 5~6회에는 34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직구는 고작 9개, 반면 체인지업은 무려 17개를 뿌렸다. 지난 콜로라도전에서도 마운드서 물러나기 직전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였던 류현진이지만, 이번에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류현진은 앞서 세 차례 등판서 5회가 찾아왔을 때 급격한 구위 하락이 나타났다. 따라서 직구를 던지는데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고, 공략 당하는 경우도 상당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는 마운드서 내려올 때까지 구위 하락이 나타나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본궤도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류현진이 앞으로도 체인지업 위주의 피칭을 구사할지는 미지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직구가 받쳐주지 못하면 변화구의 위력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제이미 모이어와 같은 극히 일부 선수들이 변화구 위주의 기교파 투수로 활약했지만, 이는 나이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어쨌거나 류현진은 직구 비율을 줄이는 역발상으로 올 시즌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자신의 공이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는 자신감을 되찾았기에 앞으로도 등판이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