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TV토론회] 홍준표 vs 유승민 '보수표' 놓고 아픈 곳 찌르기
유 "재판 중이고 강간미수하신 분" 홍 "덕이 없다고 한다"
표류하는 보수 표심을 놓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설전이 2일 마지막 TV 토론에서 이어졌다. 유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재판 중이며 강간미수하신 분"이라고 공격했고 홍 후보는 "덕이 없으니까 당원들이 뛰쳐나갔다"고 맞받아쳤다.
조기 대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보수 진영은 현재 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라져 분투 중이다. 여기에 10여 명의 바른정당 의원들이 탈당, 한국당으로 복당하면서 보수 유권자들의 고민은 깊어지는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이날 열린 '사회 분야' 토론회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을 반영하듯 보수 진영의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며 보수 표심에 호소했다.
칼을 먼저 뽑은 건 유 후보였다. 그는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반, 촛불-태극기들이 서로 공격하는데 홍 후보는 탄핵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냐"고 홍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홍 후보가 "처음부터 일관되게 정치인이 결정해서 정치적 탄핵을 할 수 있지만 사법 탄핵은 잘못됐다고 말해왔다"고 답하자 유 후보는 "흉악범은 사형집행하는 게 옳다고 했는데 성폭력범은 어떻냐"라고 물으며 홍 후보 자서전에 담겼던 대학생 시절 성폭력 범죄 모의에 가담한 내용을 지적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그러니깐 같은 당 의원들이 유 후보가 덕이 없다고 14명이 뛰쳐나왔다"면서 "대구 가보면 유 후보가 배신자라 앞으로 정치하기 어렵다고 한다. 정치적으로 인간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발언시간을 아꼈다"며 마지막 발언을 통해 '정통 보수'임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지난 1월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개혁보수의 역할을 다하고 싶었다. 자랑스러운 보수 정치를 꼭 해보고 싶었다"면서 "힘들고 외롭지만 저는 실망하지 않는다. 제가 힘든 것보다 많은 국민들이 팍팍한 하루를 살아가고 있고 그분들을 위해 정치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이번 선거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낡은 보수고 썩고 부패한 보수는 궤멸할 것"이라면서 "많은 국민들이 제 손을 잡아주면 개혁 보수의 길을 꼭 가고 싶다. 부탁드린다"고 했다.
홍 후보도 이날 마지막 발언에서 "반칙과 특권이 통하지 않는 그런 사회 만들어보겠다. 저보고 강성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강한 사람 특권층에게 강성이지 서민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사람이다"라며 "서민들의 그런 아픔을 이해하고 같이하는 그런 대통령 되겠다. 경비원 아들도 까막눈 아들도 대통령 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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