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뷰] 장르적 쾌감에 품위까지 '에이리언: 커버넌트'
장르의 쾌감과 철학적인 질문 녹아낸 작품
정교한 CG로 구현된 에이리언 압권
더 잔인하고 더 화끈하고 더 다양해졌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 속 막연한 불안감을 통해 극도의 공포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누구보다 탁월하다.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SF 호러 장르의 대가 리들리 스콧 감독의 노하우가 모조리 녹아든 작품이다.
여기에 SF 장르가 갖고 있는 특징과 자신만의 세계관을 적절하게 융합시키며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로 한 발짝 나아가려는 의지를 담아냈다.
5월 극장가 블록버스터의 축제를 알린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예상대로 산뜻한 출발을 알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개봉과 동시에 쟁쟁한 작품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 예매율도 굳건히 1위를 유지하며 변함없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번 작품은 '에이리언' 시리즈 가운데 가장 철학적인 작품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에이리언의 정체와 탄생 과정을 밝히고, 나아가 인간과 인공지능(AI)의 관계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진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식민지 개척의무를 갖고 목적지로 향하던 커버넌트호는 미지의 행성으로부터 온 신호를 감지하고 그곳을 탐사하기로 결정한다. 희망을 가진 신세계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그곳은 갈수로 어둡고 위험한 세계였다. 결국 상상을 초월한 위협이 밝혀지고 그들은 처절한 생존경쟁에 내몰린다.
단순한 액션, 오락, 공포영화가 아니라 인류의 기원에 대한 의문, 여기에 곧 현실이 될 A.I.에 대한 문제의식을 절묘하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에이리언의 세계관을 보다 넓은 의미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점도 시리즈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A.I 로봇을 마이클 패스벤더가 1인 2역으로 그린 점은 신의 한수였다. 두 인물은 극명하게 대조를 이뤄 극을 더욱 탄탄하게 하는데 일조했다. 월터는 인간의 정서적 욕구를 제외한 모든 감정을 느끼고 데이빗은 10여년 전 '프로메테우스' 이후 다시 재작동된 A.I다.
같은 '로봇'이지만 다른 성향을 지닌 두 객체를 절묘하게 차별화한 마이클 패스벤더의 표정연기는 이번 작품의 백미 중 하나다.
언제나 그랬듯이 여주인공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커버넌트 호의 승무원 다니엘스(캐서린 워터스턴)는 여행 도중 큰 아픔을 겪게 되지만, 이성의 끈을 놓치지 않는 여전사의 면모를 보인다.
군인이 아닌 과학자로 우주선에 탑승한 만큼, 첫 등장부터 여전사의 느낌을 주진 않는다. 하지만 이후 강한 여전사의 모습이 돼가는 모습이 관객들에게 더 흥미진진한 재미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장르적 쾌감에 몰두해서 보기 좋은 영화다. 특히 정교한 CG로 구현된 에이리언의 활약은 앞선 작품들 못지않은 스릴을 선사한다. 여기에 인간이라는 존재를 인간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피조물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들과는 차별화된 깊이는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갖고 있는 또 다른 재미다. 미술, 세트, 비주얼 등 모든 면에서 일반 블록버스터 영화의 화려함과는 다른 품위를 느낄 수 있다.
한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특히 인간의 몸을 숙주 삼아 괴이한 모습을 드러내는 에이리언은 상영관을 나온 뒤에도 잊혀지지 않는다. 장르적 쾌감에 몰두해 보기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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