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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결승 리뷰]2선 수비가담이 빅이어 안겼다


입력 2017.06.04 19:31 수정 2017.06.05 00:14        데일리안 스포츠 = 박철민 객원기자

유벤투스에 4-1 대승 거두며 챔피언스리그 2연패

호날두까지 적극적인 수비 가담, 레알 마드리드 시대

라 두오데시마에 성공한 레알마드리드 선수들 ⓒ게티이미지

레알 마드리드가 올 시즌 빅이어를 들어 올리며 '라 두오데시마(La Duodecima)'를 달성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로 개편된 바뀐 이후 역사상 유래 없던 2연패기에 더욱 값진 결과다.

공격의 대명사로 분류되던 레알 마드리드와 수비력의 대명사로 분류되던 유벤투스의 맞대결은 전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강한 창이 방패를 뚫어낼 것인지, 강한 방패가 창을 막아낼 것인지에 대한 해답은 '강한 창이 어떠한 방패도 뚫어낸다'였다.

BT Sports 중계 캡쳐

BT Sports 중계 캡쳐

디발라의 소극적인 침투는 유벤투스의 공격전개를 어렵게 만들었다 ⓒBT Sports 중계방송 캡쳐

유벤투스의 프리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은 디발라의 소극적 공격침투는 전방의 이과인을 고립되게 만들었다. 만주키치가 사실상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상태에서 디발라가 이과인 못지않게 적극적으롤 전방침투를 했어야 레알 수비진들을 괴롭힐 수 있었다.

하지만 디발라는 전방으로 올라가기보다는 2선에만 머무르는 활동량을 가져갔고, 이과인은 홀로 외롭게 수비진들에 막혀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디발라와 동일한 포지션으로 출전했던 이스코와 대비해본다면 디발라의 활약상은 더욱더 아쉬움을 남긴다.

유벤투스 2선 공격진의 수비가담이 있었다면 이른 시각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BT Sports 중계방송 캡쳐

BT Sports 중계 캡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공격에 치중하면서 수비에 좀처럼 가담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윙어로 출전함에도 9번 공격수보다 오히려 더 페널티박스 안에 자리해 비판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결승전에서만큼은 달랐다.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 에어리어까지 내려와서 수비에 가담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어쩌면 전반 20분경 보여준 호날두의 수비 가담 장면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가 예정되었을 지도 모른다.

BT Sports 중계화면 캡쳐

호날두와 벤제마를 전진배치한 결과, 레알 마드리드의 중거리슛이 자유로워지면서 결승골이 터졌다 ⓒBT Sports 중계방송 캡쳐

전반전과 달리 지단은 후반전에 호날두와 벤제마를 상대편 페널티박스에 배치시켰다. 월드클래스 공격수 2명을 수비하기 위해서 유벤투스의 수비진 4명은 모두 라인을 뒤로 밀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중원에 공간이 더 생겼다. 유벤투스보다 중원에 한명 더 많이 배치했던 레알 마드리드는 자유롭게 중거리슛을 시도했고, 그 결과 카세미루의 원더골이 터질 수 있었다.

호날두의 추가골은 유벤투스의 추격의지를 완벽하게 꺾었다. ⓒBT Sports 중계방송 캡쳐

카세미루의 득점이 터진지 단 3분 만에 레알 마드리드는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전과 마찬가지로 벤제마와 호날두가 페널티박스 부근에 있었지만 호날두는 키엘리니의 시선을 피해 등 뒤로 침투해 들어갔다. 보누치가 호날두의 침투를 인지했으나 뒤에 있는 벤제마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고, 모드리치의 감각적인 크로스를 호날두가 잘라들어가며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는 전반전에 유벤투스가 경기 주도권을 잡고 있을 때 공격진에서 나왔어야할 움직임이었다. 호날두는 보란 듯이 유벤투스 선수들에게 왜 자기가 세계 최고 공격수인지를 이 침투를 통해 증명했다.

ⓒ그래픽-박철민

ⓒ그래픽-박철민

현대축구에선 2선 공격진들이 단순 공격만 하는 것이 아닌, 수비 가담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풀백들의 적극적인 공격을 통해서 측면을 장악해나갔고, 이를 통해 '최선의 수비'인 공격으로 경기를 주도해나갈 수 있었다. 측면에서 장악당한 유벤투스는 수비 조직력 뿐 아니라 2선 공격진들의 활동량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에게 밀리며 빅이어를 눈앞에서 놓쳐버리고 말았다.

유벤투스에는 '경험'은 있었지만, 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독여줄 '관록'이 부족했다.

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2연패에 성공한 레알 마드리드의 2017-18시즌은 어떤 모습일지, 3년 동안 챔피언스리그 준우승만 2번한 유벤투스는 다음 시즌에 세대교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박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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